고통을 선택합니다.
고통을 다스리며 나를 사랑하는 법
창밖은 화창한 봄날인데 온몸은 천근만근 무겁기만 합니다. 수면이 하루의 컨디션을 얼마나 크게 좌우하는지 온몸으로 실감하는 중입니다. 어젯밤, 말똥거리는 신경을 잠재우려 음악과 이야기에 기대다 보니 어느덧 새벽 세 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잠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치과 예약도 있고, 과제가 밀려 꼭 깨워달라던 딸아이의 당부 때문에 일곱 시 조금 넘은 시각에 억지로 몸을 일으켰습니다. 몸살 기운으로 온몸이 욱신거려 한방 감기약 한 포를 들이키고 겨우 거실로 나왔습니다. 아이를 깨우고 세탁기를 돌리고 아침밥을 준비하다 보니 어느새 나가야 할 시간입니다. 휴일임에도 아침 시간은 왜 이리 빨리 지나가는지요. 절대 늦지 말라던 간호사의 말을 떠올리며 헐레벌떡 집을 나섰습니다.
임플란트는 매번 긴장됩니다. 고통을 두려워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겠지요. 예전에 수술 후 너무 아팠던 기억이 떠올라, 이번에는 미리 먹을 진통제를 부탁해 두었습니다. 치과에 도착하자마자 약을 먹고 마취를 시작했습니다. 미리 먹은 약 덕분인지 주사는 참을 만했습니다만, 너무 긴장했던 탓인지 수술 후 목 뒷부분이 묵직해지며 호흡이 조금 불편해졌습니다. 과호흡으로 쓰러졌던 기억에 불안했지만, 재빨리 숨을 가다듬고 목을 움직이니 이내 안정을 찾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약 덕분에 통증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무작정 참는 쪽을 택했겠지만, 이제는 피할 수 있는 고통은 최대한 피하기로 생각을 바꿨습니다. 그것은 엄살이 아니라, 고통이 심해졌을 때 찾아올 후폭풍을 알기에 내 몸을 달래주기로 한 선택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감당해야 할 통증을 스스로 선택하기도 합니다. 며칠 전 손가락 관절통 때문에 한의원을 방문해 염증을 풀어주는 침을 맞게 되었습니다. 평소 '살짝 뻐근할 것'이라던 한의사 선생님이 이번에는 대놓고 '아픈 침'이라고 예고하셨습니다. 잠결에 깰 정도로 아팠던 기억에 잠시 주저했지만, 치료를 위해 기꺼이 참기로 했습니다.
아, 그런데 이번 침은 정말 참을 만한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너무 아프면 오히려 헛웃음이 나는 걸까요. 선생님과 눈이 마주쳐 웃음을 터뜨리니, 평소 무뚝뚝하시던 분도 따라 웃으며 "많이 아프셨지요"라고 위로를 건네셨습니다. 다행히 침의 효과는 드라마틱했습니다. 그 덕분에 요즘은 매번 후회하면서도 두 눈 질끈 감고 다시 침을 맞곤 합니다.
살아가는 동안 마주할 고통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피할 수 있는 고통은 현명하게 피하고, 감당해야 할 고통은 기꺼이 견디며 살아가려 합니다. 무엇보다 소중한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길을 오늘도 응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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