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여행자, 그리고 나

여자 셋이서 함께 글을 쓰다.

by 다움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노트북을 켜고 앉는다.

이 시간이 좋아 매일 아침이 그리워지기까지 하는 요즘이다.

빈 문서 위에 깜박이는 커서를 바라보며 밤사이 머릿속에 맴돌았던 생각들을 복기한다.


글을 쓰는 시간은 오롯이 나에게 몰입하는 애틋한 시간이다.

속상한 일이 있거나 특별한 감정이 들 때면 글을 썼다.

글을 쓰다 보니까 억울했던 마음도 가라앉고 세상을 향한 원망도 줄어들었다.

갈등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상처받은 나를 비난하던 일도 그만두었다.

글쓰기를 통해 내 삶은 가지런해졌다.


인생의 전환점엔 늘 사람이 함께였다. 언제부턴가 글이 뻔해지고 지루해졌다.

혼자 쓰는 글의 한계였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때 ‘짠’하고 나타난 글 벗이 있었다.

그녀가 제안한 함께 하는 글쓰기는 나에게 또 다른 세계로 향하는 문이었다.

그녀의 제안을 덜컥 받아들인 이유다.


햇살! 그녀는 따스한 봄 햇살 같은 사람이라 이렇게 부르기로 하겠다.

그녀를 만난 것은 우연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필연으로 느끼고 있다.

좋아하는 작가가 진행하는 글쓰기 활동에 함께 참여하면서 온라인으로 인연을 맺었다가 작가와의 만남에서 처음 얼굴을 보게 되었다.

같은 작가를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공통점만으로도 공감대가 충분했었다.

하지만 내가 그녀를 더욱 좋아하는 이유는 그녀의 글을 통해 느껴지는 진정성이다.

그녀의 글을 읽으면 마음 한쪽이 따스해지고 얼굴에는 미소가 번진다.

드러내지 않아도 보이는 것들이 있다. 그것은 사람마다 가지는 분위기다.

글은 주인을 닮는다. 그녀의 글이 주는 사랑스러움은 은근한 중독성을 가진다.

그런 그녀와 함께라면 내 글에도 아름다운 서사가 담길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그녀가 추천하는 또 다른 사람은 함께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알게 된 사람이다.

얼굴을 본 적은 없지만, 그녀가 써놓은 글을 통해 그녀를 상상했다.

작가소개에 ‘책과 사색으로 세상을 발견하는 여행자’라고 자신을 기록했으니, 그녀를 여행자라고 부르겠다.

책을 읽고 소개하는 그녀의 글은 독서에서 멈췄던 내게 깊은 사유를 보여 주었다.

그녀가 느끼는 세상에 발을 담그고 싶다는 생각에 설렜다.


햇살, 여행자 그리고 나, 우리가 그려갈 세상은 무슨 빛깔일지 아직은 알 수가 없다.

다만 함께하는 힘으로 우리 글쓰기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고 우리 삶은 깊어지고 선명해질 것이다.


오늘도 노트북 앞에 앉았다.

내일도 앞으로도 계속될 모습이다. 난 이렇게 조금씩 매일매일 내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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