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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로크무슈 Apr 01. 2022

아이슬란드

(19) 아이슬란드

모르는 사람과 아이슬란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겨울에 여행을 떠난 적은 있어도 겨울에 추운 곳으로 여행을 간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두근거리는 여행지인 것은 틀림없고, 극지방으로의 여행은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언제고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떠날 수 있을 때 떠나야지. 고민은 미련만 남길뿐이다.


함께 만들어 먹은 아침들 중


한 차례 아이슬란드 여행이 뒤집어지고 난 뒤(뒤이어 쓸 예정이다), 아이슬란드에 대해 아른거리는 미련을 겨우 외면하고 살고 있었지만서도,


여행자 카페에서 동행을 구한다는 글은 차마 못 본채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꽤나 소심해서, 몇 번이고 쪽지를 썼다 지우고, 보낼까 말까 사흘 정도를 고민했었다. 공석이 한 자리였으니 차라리 얼른 누군가 구해져서 내가 더 이상 고민하지 않기를 내심 바랬다.


준비된 여행이든 준비되지 않은 여행이든 뭐라 할 사람은 없지만, 너무 준비되지 않은 나를 받아줄까 혹은 민폐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이면 어쩌지란 생각에 선뜻 연락을 할 수 없었다.


첫날 갑자기 내린 눈, 밤새 얼어버릴까 봐 중간중간 치우러 나왔다.


불편한 여행은 여행 전체를 망친다. 그래서 모르는 상대와 떠나는 여행은 기를 쓰고 피해왔다.

내가 모난 사람은 아니지만 억지로 분위기를 맞추는 행동은 직장에서 충분했으니.


안타깝게도 (고맙게도) 동행자는 사흘째 여전히 구해지지 않았기에 나는 조심스레 연락을 취했다.

사실 단순하게 일행이나 일정 정도를 물어보며 어떻게 모인 사람들인지, 나이대는 어떻게 되는지 슬쩍 떠볼 심산이었으나, 당찬 막내는 바로 단체방에 초대를 해버렸고. 어버버 하다 그렇게 나는 동행자가 되었다.


모르는 사람과의 첫 여행이 결정된 것이다.


결말을 스포일러 하자면, 사랑스럽고 고마운 사람들.


처음 만난 밤 식사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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