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본 정신활동의 본질
인공지능이 작동하는 방식은 우리 뇌 안에서 일어나는 일과 닮은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사람마다 다양하게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인공지능의 딥러닝 알고리즘은 기본적으로 네트워크에 기반합니다. 물론 이 네트워크는 실제로는 그림이 아니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공식과 변수들로 구성됩니다.
출처 : http://computing.or.kr/14569/deep-learning딥러닝
이 네트워크를 이루는 각 선들에는 숫자가 설정되어 있고, 원들에는 함수, 즉 계산식이 설정되어 있습니다.
원들은 입력, 즉 왼쪽에서 들어오는 값들을 자신이 가진 연산식에 적용해 값을 얻은 다음 그 값을 오른쪽으로 나가는 선들로 내 보냅니다. 예를 들어, 들어오는 입력값을 더해서 일정 값을 넘으면 1을 출력하고, 넘지 않으면 0을 출력하는 방식입니다.
출력은 여러 개의 선들을 통해 다른 원들로 전해지는데, 선들마다 가중치가 설정되어 있어 그 숫자를 곱한 값이 다음 원에 입력으로 전달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가장 왼쪽에서부터 주어지는 입력값들이 네트워크를 따라 흐르면서 변환되고 조정되어 가장 오른쪽의 출력을 산출합니다. 예를 들어, 가장 왼쪽에서 디지털로 표현된 이미지 정보를 제공하면, 그 이미지 정보가 고양이인지 아닌지 여부가 출력됩니다.
문제는 이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각 선들에 가중치를 각각 어떻게 부여하는가입니다. 그 값들에 의해 네트워크가 산출하는 출력 값의 정확도는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 임의의 값을 부여한다면, 그 네트워크는 고양이 이미지를 입력으로 받고도 고양이가 아니라고 결과를 낼 확률이 절반 정도일 것입니다.
이 값들은 학습 과정을 통해 정확한 출력을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조정됩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 이미지를 제공했는데 고양이가 아니라는 결과를 예측했다면, 그 오류를 반영하여 네트워크의 각 선들에 설정된 값들이 조정됩니다. 정확한 결과를 예측했는지 아닌지에 따라 값들을 조정하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이러한 조정의 방식을 규정하는 것은 학습 알고리즘으로 그 역시 프로그램에 의해 구현됩니다.)
그렇게 충분한 데이터로 학습을 마치고 난 다음에는, 새로운 이미지를 제공했을 때 높은 정확도로 그 이미지가 고양이인지 아닌지를 판별해 낼 수 있게 됩니다.
실제는 이보다 훨씬 복잡하겠지만, 이상의 내용에서 제가 이해한 핵심은 이런 것들입니다.
인공지능이 하는 일이란, 입력 정보를 네트워크를 따라 흘려 보내면서 출력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이미지 판독, 음성 인식, 주가 예측 등)
인공지능이 가진 지식이란 입력을 적절한 출력으로 변환시키는 역량, 다른 말로 예측이나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며, 그것은 네트워크의 구성(원들을 잇는 각 선들의 유무와 선들에 설정된 값)이라는 형식으로 존재한다.
학습은 네트워크의 입력과 출력의 비교 결과에 따라 네트워크의 구성(지식)이 조정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와 같은 원리들은 우리의 뇌가 작동하는 기본 원리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뇌는 뉴런이라는 신경세포들로 구성이 되고, 이 뉴런들은 네트워크를 구성합니다. 그 네트워크의 일부는 유전자에 의해 선천적으로 규정된 방식에 따라 구성되고, 일부는 경험과 학습을 통해 구성됩니다.
학습은, 우리가 경험을 하면서 우리 뇌세포들 간에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거나, 연결의 강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눈과 같은 감각기관이 자극되면 전기 신호가 발생하여 신경을 타고 뇌 안의 네트워크로 전달되고, 네트워크를 따라 흐르면서 개념들을 연상시키거나 기억을 환기시킵니다. 그 신호의 일부는 운동신경에 전달되어 근육을 움직이거나, 내장 기관들의 활동을 조절하거나, 호르몬의 분비를 촉발시킵니다. 이러한 신체의 변화는 뇌세포들에 새로운 전기신호들을 되먹임으로 전달합니다.
우리의 사고와 감정이란 뇌 안의 네트워크를 따라 흐르는 끊임없는 전기신호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흐름은 우리의 경험을 구성하는 동시에 우리 뇌의 네트워크를 변화시키는 학습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위에서 설명한 단순한 인공지능 모델에서와는 좀 다르게, 우리의 생각은 하나의 출력에서 멈춰 서지 않고 새로운 생각에 대한 입력이 됩니다. 생각은 신체 내외에 대한 감각과 기억들과 어울리면서 끝나지 않는 춤처럼 끊임없이 흘러갑니다.
마들렌의 향기가 오랜 동안 묻혀 있었던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그 기억은 새로운 연상으로 이어집니다.
자전거의 기울어짐에 대한 감각은 뇌에 학습되어 있는 네트워크를 타고 흐르면서 핸들을 반대편으로 틀게 하고, 그 동작의 결과는 다시 감각을 통해 피드백으로 전달되어 자전거를 타는 법에 대한 암묵지 네트워크를 조정합니다.
예상하지 않았던 시각자극이 뇌에 전달되어 위험 신호로 판단되면 편도체가 자극되어 호르몬이 분비되고, 호르몬은 광범위한 영역의 뇌세포들에 신호를 보내어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들(심장 박동수를 올리거나, 눈동자의 동공을 확장시키는 등)을 동시적으로 취하게 합니다. 대상이 더 분명하게 인지되면 우리는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는 선택을 하게 되고, 어느 쪽이든 그 경험은 기억으로 남는 동시에 우리의 뇌 구조를 변화시킵니다.
우리의 기억과 지식은 네트워크의 방식으로 존재하고, 우리가 경험하는 삶이란 그 네트워크를 따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흐름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