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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살림 Mar 04. 2022

빈 방이 생겼다.

제주도 이사를 앞두고

남편은 17년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제주도로 이직을 했다.

늘 여행으로 잠깐 다녀오기만 했던 제주도로 우리 가족이 내려가 살 거라곤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17년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싶을 만큼 남편 나름대로의 힘듦이 있었을 것 같아 반대보다는 지지를 해주고 싶었다.

주말부부처럼 지낼 수도 있었지만

내 나름대로 원칙은

가족은 같이 부대끼며 살아야 된다는 것이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단기로 지낼 남편의 숙소를 먼저 얻고 방학인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구하러 제주도에 갔다.

운전을 못하는 나. 초등학교 고학년인 첫째를 생각해서 제주시에 집을 구했다.

제주도는 신기하게 신구간이라는 이사철이 있는데

우리가 집을 구할 땐 신구간이 지난 후라 전세가 많지 않았다. 3군데 정도의 집을 보고 나는 바로 계약해 버렸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34평의 경기도 신도시 신축 아파트. 초등학교가 막힘없이 보이는 초품아 아파트다. 제주도에 구한 집은 21평의 20년 된 오래된 아파트. 졸지에 방 3개에서 방 2개인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된 것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6년 동안 하며 많이 비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짐으로는 답이 없었다.

더 비워야만 했다.

10년 넘은 오래된 책을 한 차례 비워내고 결혼생활 12년 동안 따라다닌 남편 전공 서적도 이 참에 비워냈다. 당근 마켓으로 아이들 장난감 수납장을 판매하고 애들 침대 구입할 때 받은 협탁 2개도 나눔을 통해 비워냈다.


10년 넘은 전집들
장난감 수납장
서비스로 받은 협탁

드디어 빈 방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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