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와서 한 달 동안은 말밥 거래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수납공간이 없는 오래된 아파트라 더 치열하게 비울 수밖에 없었다.
바이올린. 트램펄린. 변신로봇. 3단 선반. 빨래건조대. 아이스박스 등등..
필요 없는 물건은 비우고
필요한 물건은 새로 구입했다.
큰맘 먹고 이사하면서 망가진 13년 된 냉장고를 바꿨다. 결혼 13년 동안 총 5번의 이사를 했고 제주도가 6번째 집이다. 더 오래 쓸 수도 있었을 텐데 잦은 이사로 수명이 단축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가스레인지 3구 중 2구가 말썽인 기존 가스레인지도 인덕션으로 바꿨고 결혼해서 처음으로 정수기도 구입했다. 20년 된 아파트라 아이들을 생각해서 정수기를 구입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13년 동안 매일 밤 잠들기 전에 보리차를 끓여 두는 게 일상이었는데 이제 일이 하나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