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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빛 Jan 11. 2024

사랑하기 위해 지켜야할 것

늦은 결혼일수록 지켜야할 1순위, 건강.

결혼을 하고, 타인과 정을 붙이고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그리고 무서운 일이기도 하다. 최근 자궁 근종 수술을 앞두고 보니 더욱 그렇다.


수술 병원을 정하고, 수술전 검사를 받고 난 뒤 피검사 결과지를 보니 4년전 정도부터 경계선을 넘나들던 당수치, 콜레스테롤수치는 여전히 경계선에 있었고, 최근에 살이 찌면서 여기저기 고장나기 시작했다. 무릎도 아프고 가끔 뒤통수도 저릿하다. 몸이 안좋아지니 면역력이 떨어져 밤이 되면 기침에 시달리고 있다.


이 와중에 수술까지 하려니 매일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거추장스러운 혹은 하루라도 빨리 떼고 싶지만, 혹시나 수술을 하다가 다른 병을 발견하게 되지는 않을지 회복 중에 내가 처신을 잘못하여 병을 얻게 되진 않을지 생각이 많다.


그런 걱정 끝에 침대에 누우면, 타인의 얼굴과 머리카락이 보인다. 느즈막히 나와 함께 살기로 결정한 사람의 모습. 내가 지금 아프면, 내가 병을 더 얻어 몸이 약해지면 나와 결혼한 이 남자는 신혼에 병수발을 해야할텐데 불쌍해서 어쩌나. 수술이 잘 되어 아이를 낳고 살다가 내가 당뇨나 동맥경화로 쓰러지게 된다면 이 사람의 상심은 얼마나 클까. 그가 나로 인해 슬퍼하거나 아파하게 된다면 그것은 오롯이 나의 슬픔과 아픔으로 옮겨올테니 내 마음은 또 얼마나 무너질까.


나의 병증에 대한 걱정으로 시작한 상상의 끝이 늘 그를 향해있다. 그리고 책임감이 덧붙는다. 이제는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가족을 위해 건강해야겠다는 책임감. 두 아이를 위해 아플 수 없으셨던 부모님의 마음에도 이제야 공감이 간다. 가족이 생긴다는 것은 참 무거운 일이다. 이제 나의 몸은 내 것인 동시에 나의 사랑하는 사람의 것이기도 하다. 결혼 8개월. 유치해보이기만 했던 그 대사. “넌 내거야.” 신랑이 가끔 나에게 던지면 나는 내거라며 버럭했었는데 이제는 그 말이 어느 정도의 진심이 담긴 말임을 안다. 그와의 행복한 삶, 결혼생활, 미래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돈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서로를 위해 건강 관리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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