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감정을 비우면 운이 채워진다

by 조수란

이 세상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빛과 어둠, 높고 낮음, 남자와 여자처럼 서로 상반되는 짝들이 공존한다. 만약 이 세상에 상반되는 짝이 없다면 어떨까. 매일 햇볕만 내리쬐는 날이 계속된다면 만물은 말라가고, 땅은 갈라질 것이다. 곡식이 자라지 못하면 먹을 것이 사라지고, 결국 사람의 수명 또한 짧아질 수밖에 없다.


아픔을 겪어봐야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실패를 경험해야 성공의 기쁨에 더 깊이 감동하게 된다. 땀을 흘려본 사람만이 바람의 시원함에 감사할 수 있고, 지치도록 졸려본 사람만이 침대의 포근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의 삶에는 늘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는 것 같다. 서로 반대되는 것들이 함께 모여 균형을 이루듯,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다른 한쪽도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삶 또한 그러하다.


그동안 나는 유난히 운이 좋다고 느낄 만큼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고 있었다. 아침 출근길마다 꽉 막혀 있던 도로가 신기하게도 파란 신호로 연달아 바뀌며 길을 열어주었고, 가는 곳마다 내가 주차할 자리 하나쯤은 꼭 비어 있었다. 조금씩 모아두었던 주식 계좌에는 빨간 불이 이어졌고, 뜻밖에 소중한 귀인을 만나 또 다른 기회도 얻게 되었다.


그런데 매일같이 운이 좋다고 느끼자, 신기함과 함께 마음 한구석에서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마치 무의식 속의 또 다른 내가 속삭이는 것 같았다.

“너는 매일 운이 좋을 수는 없어. 착각하지 마. 인생은 원래 돈 벌기도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 거야.”

어느새 나는 그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맞아. 우리 부모님도 그렇게 힘들게 살아오셨잖아.”


그렇게 내면의 자아들은 마음속에 숨어들어 ‘인생은 지치고 힘든 것’이라는 울타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울타리는 점점 커져 마음속 그릇이 되었고, 그 안에는 비교, 집착, 욕심, 불안, 두려움, 고통, 스트레스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현실에서 어떤 상황을 마주했을 때, 그것이 과거의 아픈 기억과 닮아 있으면 이 감정들은 곧바로 튀어나와 말과 표정으로 나를 대신해 반응했다.


『거울 명상』의 김상운 작가님은 이런 감정들을 없애려 애쓰지 말고, 그저 지켜보고 바라보라고 말한다. 억누르거나 부정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감정은 잠시 나타났다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한다. 이 우주와 우리 모두는 본래 무한한 빛과 사랑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부정적인 감정을 제때 풀어주지 않고 계속 억눌러 두면, 언젠가는 그것이 다시 몸으로 돌아와 병이 되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로 마음을 괴롭히게 된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부모와 학교, 주변 환경을 통해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을 ‘나’라고 믿으며 살아간다. 그렇게 만들어진 나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틀에 영원히 갇혀 있을 필요는 없다.


환경이 나를 만들었을지는 몰라도, 이제는 내가 내 운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 나는 충분히 아름답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으며,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는 물려받은 가난과 ‘나는 운이 없다’는 고정관념을 내려놓아도 된다. 그동안 마음속에 쌓아왔던 울타리를 하나씩 무너뜨려보자. 그러면 마음속에 갇혀 있던 생각과 감정들이 바깥으로 흘러나와 무한한 공간으로 퍼져나간다. 하얀 종이에 점 하나를 찍으면 점이 번져 나가듯, 강에 던진 돌멩이 하나가 물결을 일으키며 사라지듯, 부정적인 감정도 그렇게 멀어져 간다.


그렇게 비워진 자리에는 새로운 씨앗을 심으면 된다.

‘나는 항상 운이 좋은 사람이야.’

풍요와 행복의 씨앗을 심고 가꾸는 것이다.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는 사람은 잡초가 자라지 않도록 늘 살피듯, 우리의 마음밭에도 긍정의 씨앗을 심고 그것을 방해하는 생각들을 조금씩 정리하면 된다.


그리고 내 운을 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며, 좋은 운을 끌어당기는 연습을 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 일상에서 자주 올라오는 부정적인 감정을 알아차리고, 판단 없이 바라본 뒤 흘려보내는 연습. 그리고 감사 일기를 통해 내 마음속 감정들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것이다.


“나는 너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언제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

그렇게 나 자신에게 고마운 마음을 건네는 순간, 우리의 삶은 조금씩, 그러나 분명히 더 부드럽고 풍요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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