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작은 아이가 뾰로통한 얼굴로 학교에서 있은 일을 얘기했다.
“엄마, 다예와 준호가 서로 사귀는 사이가 아닌데도 말이야, 독서시간에 교실 맨 구석에 앉아 서로 얼굴을 맞대고 키득키득 거리며 무언가를 소곤소곤 이야기하고 있었어.”
“그래서?”
“아니, 그렇다고.”
“조금 전 그 상황을 바꿔놓고 생각해보자. 만약에 그게 준호가 아니고, 다예와 연서가 맨 구석에 앉아 소곤소곤 말했다면 다윤이 어떻게 생각했을까? 꼭 사귀여야 하는 경우에만 그렇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상황은 그대로인데 뭐만 바뀌었을까?”
“내 생각.”
아이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남산공원에 놀러 가면 길가에 한 송이의 꽃이 피었어. 다윤이가 보기엔 그 꽃이 어떨 것 같아?”
“음, 아름답고 예쁠 것 같아.”
“그래? 엄마는 그 꽃이 예쁘지 않다고 생각해.”
“왜? 꽃이 얼마나 예쁜데.”
“사실은, 지금 다윤이와 엄마가 꽃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달라진 건 뭘까?”
“우리의 생각.”
“그치. 꽃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자리에 가만히 피어 있는데. 다윤이와 엄마가 꽃을 보고 느끼고 이야기하고 있는 거란다. 그러면 과연 누구의 마음이 흔들린 걸까? 꽃의 마음일까?”
“아니.”
“그리고 엄마, 오늘 교실에서 책을 보고 있는데 예나가 갑자기 와서 내 등을 치며 왕. 하고 놀렸어. 친구는 재미있겠지만 나는 기분이 안 좋았어.”
“그럴 때엔 네가 기분을 조절하면 어떨까? 기분이란 건, 어떤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면 괜찮고, 나쁘다고 생각하면 나쁜 거야. 하지만 둘 중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어. 내 마음이니까. 내가 생각의 주인이니까. 다윤이는 어떤 것을 선택하고 싶어?”
“음, 생각해보니까 괜찮다고 생각하고 싶어. 기분은 내가 선택할 수 있으니까.”
“그래, 기분은 항상 내가 생각하는 대로 되고 내가 내 몸의 주인이니까 운전할 수도 있어. 파이팅.”
“네~”
우리가 어떤 일에 부딪칠 때, 상황은 항상 그대로인데 그 것에 대한 우리의 마음이 때에 따라 다르게 생각되거나 느껴지는 것이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어떨 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면, 마치 상황이 잘못된 것 인양 나름대로 판단하고 기준을 정할 때가 많다. 예를 들면, 지나가 던 낯선 남자가 길을 물으면, 가끔 두려워서 회피하거나 무시하기도 한다. 낯선 남자에 대한 무서움이 어쩌면 내면에서 일어나는, 내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일 수 있는데도 말이다. 혹시 낯선 남자가 이곳에 처음 놀러온 여행자일 수도 있고, 정말로 길을 몰라서 물어볼 수 있는 상황인데도, 그 동안 인터넷뉴스에서나 TV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난 것을 보고 많이 혼란스러워하고 기겁을 하여,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강연시간에 작가님께서 내어주신 재미있는 이야기예시 한편이 있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모닥불 앞에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뭔가를 가르쳐주려는 듯 말을 꺼냈다.
“얘야, 인생이란 서로 끊임없이 싸우는 두 마리의 사자를 가슴에 품고 사는 것과 같단다. 한 놈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난폭한 놈이고 다른 한 놈은 인정이 많고 사랑스러운 좋은 친구 같은 녀석이란다.”
“할아버지, 그러면 두 마리 사자가 싸우면 누가 이겨요?”
손자의 질문에 할아버지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야, 네가 먹이를 주고 키우는 놈이 이기게 된단다.”
이 이야기 속의 두 마리의 사자처럼, 우리의 생각 속에도 부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두 가지의 생각이 있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생각 속에서 끊임없는 선택을 하며 삶을 이어간다. 두 마리의 사자 중에서 내가 먹이를 더 많이 주고 키우는 놈이 이기는 것처럼, 내가 어떤 것을, 생각하고 선택한 모든 것이 오늘의 나를 만들어낸 결과이고 세계고 삶이기도 하다. 육체이든, 정신이든, 환경이든, 내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들이.
내가 매일 선택하여 먹는, 좋고 나쁜 음식이 피와 살로 만들어진 지금의 육체이고, 그 동안 부정과 긍정을 선택하여 생각해온 결과가 오늘의 ‘나’이기도 하다.
링컨은 “대부분 사람은 자기가 행복해지려고 결심한 정도만큼 행복하다.”고 하였다.
이처럼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행복하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불행한 것처럼 내가 행복한 사자한테 먹이를 많이 줄수록 행복한 길이 열리고, 행복한 삶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모든 상황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