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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행복이란 무엇인가?

by 조수란

‘그때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지금 알게 된다면’이라는 책속에서 재미나는 이야기를 읽었다.


7일간 천지를 창조한 신은 이어서 7일 동안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신은 7일 동안 여행길에 올랐다. 여행을 하면서 신은 만나는 사람마다 똑같은 질문을 했다.


첫째 날, 거지를 만난 신은 그에게 물었다.


“당신이 원하는 행복은 무엇인가?”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고 있던 거지는 벌벌 떨며 말했다.


“저는 배불리 먹고, 따스한 옷을 입고,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에 신은 음식과 옷, 집을 거지에게 줬고 그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봤다.

둘째 날, 맹인을 만난 신은 그에게 물었다.


“당신이 원하는 행복은 무엇인가?”


맹인은 대답했다.


“저는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는 두 눈을 원합니다.”


신은 앞을 볼 수 없는 그의 눈 대신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눈을 줬고 그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봤다.


셋째 날, 절름발이를 만난 신은 그에게 물었다.


“당신이 원하는 행복은 무엇인가?”


절름발이는 자신의 불편한 다리를 어루만지며 신에게 대답했다.


“저는 마음껏 뛸 수 있는 건강한 두 다리를 갖고 싶습니다.”


신은 절름발이에게 건강한 다리를 줬고 그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봤다.

넷째 날, 벙어리를 만난 신은 그에게 물었다.


“당신이 원하는 행복은 무엇인가?”


벙어리는 신 앞에서 손짓으로 한바탕 얘기했다.


“저는 큰소리로 말하고 노래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우렁찬 목소리를 갖고 싶습니다.”


신은 그에게 우렁찬 목소리를 줬고 그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봤다.


다섯째 날, 노총각을 만난 신은 그에게 물었다.


“당신이 원하는 행복은 무엇인가?”


노총각은 말했다.


“저는 착하고 아름다운 아내와 귀여운 아이를 원합니다.”


신은 그에게 착하고 아름다운 아내뿐 아니라 귀여운 아이도 갖게 해줬다. 그리고 그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봤다.


여섯째 날, 상인을 만난 신은 그에게 물었다.


“당신이 원하는 행복은 무엇인가?”


신의 질문에 상인은 매우 당혹스러워하며 신에게 물었다.


“행복이 도대체 무엇인가요?”


신이 대답했다.


“만약 당신이 정말로 모른다면 내가 직접 가르쳐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게 예정된 시간이 다되어 가므로 하루밖에 시간이 없다.”


시간은 빨리 흘러 일곱째 날이 됐다. 잠에서 깨어난 상인은 아내와 딸이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집도 사라졌고, 그는 거지가 돼있었다. 게다가 한쪽 눈이 멀고, 다리 한쪽을 절었으며 말을 하지 못하는 벙어리가 돼있었다.


신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됐는가?”


그제야 처절히 깨달은 상인은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드디어 알았습니다. 원래 행복이란 줄곧 제 곁에 있던 것이었군요.”


위이야기를 통하여 행복이란 어쩌면 우리가 손을 뻗으면 닿는 곳에 있는데도 과한 욕심과 욕망에 사로잡혀 먼 곳을 바라보면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만족을 모르는 사람들은 오늘도 더 잘 살기 위해, 더 행복해지기 위해 삶에 자신을 내어놓지만 돌아오는 건 괴로움과 우울함이 빈자리를 차지할 때가 많다.


당장은 먹고 사는데 집중하느라 온 열정을 쏟아 붓지만, 지금처럼 열심히 산답시고 앞으로의 몇 년 뒤, 혹은 십년 뒤의 삶이 변하지 않을 것이다. 달라진 게 있다면 차곡차곡 쌓아진 나이와 세월이 새겨준 주름과 별것 아닌 것 같은 인생과 잃어버린 자신에 대한 후회이지 않을까 싶다.


그 동안 풍요로움에 둘러싸인 환경에 익숙해지다 보니 모든 것이 당연하고 내가 주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는 그 속에 자신을 잃어버린 노예의 삶을 살아갈지도 모른다. 매월 지급하는 휴대폰비용과 매년 내는 자동차 보험과 매일 쓰는 각종 전자제품들의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하루를 바쁘게 살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비용이 들지 않는 공기와 햇빛과 바람과 같은 자연이 주는 감사함을 잊은 채 하루를 한탄과 원망과 불만과 노여움으로 자신을 괴롭힌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 있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며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데 근심이 있게 된다.

큰 목표가 있는 사람은 방향성을 내다보면서 주위에 있는 자질구레한 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을 이루려면 모든 열정을 쏟아 붓느라 금쪽같은 시간을 내편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루고 싶은 소원이나 꿈이 없으면 근심과 걱정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혼잡한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조그마한 일에도 신경을 쓰고 간섭이 지나치면서 사람을 괴롭히는 성향이 있다.


우리는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는 작은 소망과 희망이 생길 때 행복이 스며들기 시작하고 그것을 이루어내는 과정이 즐겁고 자신이 뿌듯해짐을 느낄 수 있다. 왜서일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이거나 좋아하는 삶이기 때문이다.

그때 한번 아이들과 함께 10분 안에 누가 감사의 말을 제일 많이 쓰는 시합을 하였는데 아이들이 거의 100개정도를 써내려갔다. 나보다도 열린 마음을 가진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감사할 것이 많고도 많은 순간이고 세계이다.


감사함을 모르고 과한 욕망에 허덕이는 사람은 부족함가 결핍이 줄어들지 않고 행복해질 수가 없다. 한번뿐인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깨달았을 때, 그것을 이루어내기 위하여 변화의 첫 걸음을 내 디뎠을 때 인생이 살만해진다. 그리고 행복은 먼 곳이 아닌 가까운 곳에 있다. 지금 내 곁에 머무는 곳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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