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두 명의 나, 하나의 선택

by 조수란

따스한 아침 햇살이 창문 너머로 살며시 인사를 건네는 집.

그 안에서 우아하게 차려입은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내 서재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며 책을 읽고, 마음껏 글을 쓴다.

서랍 속 여러 통장 중 30억이 들어 있는 통장을 꺼내 서울 중심의 호화로운 아파트를 계약하러 갈 준비를 한다.

그리고 그녀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존중과 사랑을 듬뿍 받는 사람이다.

내가 꿈꿔왔던 벤츠를 타고 집 문을 여유롭게 나서고, 얼마 뒤 아파트 계약을 마친 후 등기필증을 손에 쥔 채 가족과 멋진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또 다른 한 사람.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오늘도 지친 몸을 이끌고 일에 매달리는 사람.

건강이 좋지 않아 조퇴를 결심했지만, 야간 진료나 주말 병원을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접고 다시 일터로 돌아간다.

단 4시간이라도 더 벌기 위해 쉼 없이 움직인다.

남편 역시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집에 오지 못한 채 연달아 출장을 다닌다.

그래도 “내일은 괜찮아질 거야”, “애들이 더 크면 나아지겠지”라는 희망 하나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돈을 모은다.


맨 위의 여자는 10년 뒤 성공한 나,

그 아래 여자는 지금의 나다.


만약 지금처럼 아무 변화 없이 하루하루를 버티기만 한다면,

10년 뒤의 나는 지금과 똑같을 것이다.

아니, 아마 나이와 주름만 더해진 채

“10년만 더 젊었어도…”라는 후회 속에 살지도 모른다.

그 속에는 배움도 성장도 없다.

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육체가 살아 있어도 정신이 죽어 있다면, 그건 이미 삶이 아니다.


아침마다 출근길 17분 거리도 정체 때문에 40분이 걸린다.

끝없이 이어진 차들을 따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조금이라도 빈 공간이 보이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비집고 들어간다.

마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조금이라도 줄이 짧은 곳을 찾아 카트를 돌리고,

톨게이트 비용을 내면서까지 우리는 목적지에 더 빨리 닿기 위해 고속도로를 달린다.


하지만 정작 우리 인생은 왜 이렇게 천천히 움직이는가.

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느긋하고,

왜 변화하기 위해서는 이토록 소극적인가.


우리는 먹고 살기 위해 회사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노력한다.

낯설고 서툴던 일도 ‘다들 이렇게 하니까’라는 위로로 버티며

같이 일하고 같은 월급을 받는다.

회사에서 배우는 일에는 열정을 쏟으면서,

정작 자신을 성장시키는 배움에는 시간과 비용을 아까워한다.

하지만 회사에 바치는 열정의 반만 나에게 쓴다면

삶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회사에서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나는 결국 교체 가능한 부품에 불과하다.

내가 그만두면 나를 대신할 사람들은 줄 서 있다.


그러니 이제는 세상을 바라보지 말고 나를 바라봐야 한다.

외부의 소음은 잠시 낮추고,

내 안에 꿈이라는 씨앗을 심어야 한다.

독서라는 거름을 주고,

행동이라는 물을 부어

내 안의 거대한 거인을 깨울 때다.


작은 행동, 작은 습관이라도

매일 꾸준히 반복하면

인생이라는 건물은 차곡차곡 쌓인다.

그리고 언젠가 큰 성취와 행복이 찾아온다.

그 행복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소소한 과정들이 모여 만든 결과이며,

생각이 만들어낸 또 다른 삶이다.


다른 내일을 살고 싶다면,

오늘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 답을 아는 사람은 단 하나,

바로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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