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멈추지 않는 트레이드밀
시간은 인간들이 상호 합의하에 만들어놓은 상상의 개념이라는 것을 아시나요. 고작 지구가 태양 한 바퀴를 다 돌았다는 것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요. 공전하며 또 자전하는 바쁜 지구에서 숨가쁘게 살아가느라 다들 고생이 많으십니다. 인생은 멈추지 않는 트레이드밀. 시간은 분절되지 않고 연속적이니 24년도 12월 31일의 나나 25년 1월 1일의 나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에도(사실상 같은 사람임에도) 지긋지긋한 24년도에서 벗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새인간이 된 듯한 상큼한 기분이 듭니다. 24년도에 미루고 미뤄 결국 25년도에 물려받은 퀘퀘한 과업을 하나씩 처리하는, 그런 25년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1월달에만 새인간이 된 듯한 그런 상큼한 기분이 들지만, 우리는 구리구리해지는 9월과 10월을 지나 25년도의 12월을 맞이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너무 큰 짐을 지려고 노력하지 말고, 가뿐한 마음과 발걸음으로 또 다른 길을 탐색해보는 그런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행복이라는 놈을 너무 응시하고 있으면 뒤에 숨어있던 불행이라는 놈이 갑자기 놀래키는 법입니다. 예상치도 못한 불행을 맞이하는 그 크기가 아무리 작아도 심장이 벌렁거리게 되어있지요. 그러니 차라리 불행이 커지지 않도록 내내 노려보는 한 해를 보내면 어떨까 싶습니다. 가만보니 24년도의 나는 행복이 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그것이 좋다고 하니 엘도라도를 찾는 기분으로, 행복행복하며 염불을 외운 모양인데요. 그 여정에는 단어로만 존재하는 행복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그런 허무한 결말을 얻게 되었습니다. 25년도에는 허망한 결말을 맞이하지 않게 나에게만 의미있는 파랑새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말이 길었습니다. 저는 어쨌든 남들과 함께 재미나게 살고싶고, 그런 내 소망에 도움 주신 많은 분들께 이 글을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경주마가 앞만 보고 질주하는 레이스장을 벗어난 것만으로도 나는 새로운 세상을 찾을 수 있었다. - 24년도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