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함이 쌓이는 시대
슬슬 내 주변에 자신만의 억울함을 간직한 사람이 늘어간다. 다소 지루한 루틴 (초등-중등-고등-대학)을 겪은 사람들은 급격하게 삶에 흥미를 잃고 방황하기 시작한다. 무감각한 사람들이 움직이도록 생은 우리에게 적절한 미션을 주지만, 난이도가 상당히 유동적인 관계로 절망하거나 심드렁해진 사람이 다수인 듯 하다.
이런 상황이 켜켜이 쌓여 억울함이 된다. 현재 사회는 개인의 억울함이 해소되지 않아 지옥을 만들어낸 듯 하다. 그야말로 억하심정[抑何心情]이 쌓인 사회다. 개개인은 모두 억울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뜯어보면 다 비슷한 모양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라는 억울함. 특히 내 주변에 자기 삶에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간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 이들의 불안감이나 절망감은 보고 있기 힘들 정도로 불쌍하다. 나또한 이런 억울함에서 자유롭지 않다. 삶이 계속해서 나를 괴롭히는 방식으로 굴러간다는 것이 본질적으로 기이하지 않은가?
억울함이 쌓여 제일 친한 친구를 마음 속 몰래 미워하고 있을 때 우리는 또다른 절망을 만난다. 그리고 새가 추락하는 속도로 외로워진다. 나를 미워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남들까지 미워해버리는 굴레에서 우리는 절대적으로 혼자가 된다. 나조차 내 편이 아닌 아주 외로운 세상에서 살게 된다.
타인과 비교하는 삶에 지쳐버린 내가 선택한 방법이 있다. 차라리 모두를 사랑해버리는 것이다. 차라리 모두를 위로하고 싶다. 학창시절에 재수없다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멋진 모습으로 좋은 회사에 들어간 아무개를, 걱정거리 하나 없는 것처럼 해맑은 모습만 전시하는 인스타 속 누군가를, 그리고 미운 부분만 꼬집으며 고통을 주는 또 다른 나도.
차라리 다정해지자. 어떤 싸움을 하고 있을지 모르는 타인에게. 싸우기보다는 위로해주자. 마음을 꼬집고 비트는 어린 자아에게.
마음 편하게 좀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