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에서 너희에게 받은 위로

인사이드 아웃과 이터널 선샤인

by 대백


나는 병으로 수술해서 잠깐이지만 수술직 후 나에 대한 대부분이 모두 머릿속에서 날아가 버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옛날 일들은 모두 머릿속에 있는데 수술 직전의 일들이 다 날아가 버렸다. 대학 병원 교수님께서는 수술 직후엔 그랬다가 머릿속에 뭐 하나 스파크만 튀어줘도 모든 기억이 점차 되살아날 것이라 하셨다. 그러시면서 책을 많이 읽으라는 말씀도 하셨다. 난 너무도 속상했다. 엄마는 나에게 내가 다니던 직장, 내 헤어진 여자 친구, 내 친구들…. 하나하나 얘기해주셨다. 그러면서 여자 친구 얘기가 나올 때 ‘어? 뭔가 이 아이랑 이터널 선샤인 영화를 되게 자주 봤던 거 같은데?? 그리고 둘 다 픽사 영화를 되게 좋아했어.’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렇게 난 픽사 대표작 인사이드아웃과 이터널 선샤인을 어두운 병실 안에서 숨죽여 보았었다.


헌데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특히 이터널션샤인) 두 영화는 비슷한 주제를 공유하고 있었고 특히나 기억력에대한 측면에서는 엄청난 위로를 받았다. 뭔가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머릿속을에서 증발해버리는 ‘기.억’에 관해서 말이다.


인사이드아웃



인사이드 아웃은 뭐 최근 인사이드 아웃2가 개봉하면서 많은 분이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사실 영화의 가장 큰 주제는 우리에게 있는 여러 감정 중에 슬픔이라는 감정도 때론 정말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린 어렸을 때부터 우는건 나쁘다는 거라고 배웠다. 실제로 크리스마스엔 아이들에게 울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안 준다는 노래가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특히나 마지막에 슬픔이의 대활약(기쁨이가 슬픔이를 인정해 주고 슬픔이가 나서야 할 차례라고 하는 장면) 장면은 인사이드 아웃의 주제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특정 장면에서 우신 분들도 많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바로 아래 장면이다.


위 장면의 내용은 라일리가 어렸을 적 같이 놀았던 상상 속의 동물 ‘빙봉’이 사라짐으로써 기쁨이 와 슬픔이가 감정 본부로 올라가는 내용인데…, 자신 때문에 로켓 차가 올라가지 못한다는 걸 깨달은 빙봉은 스스로 로켓 차에서 내려가 손을 흔들며 라일리를 구하라면서 점점 사라진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많은 분들이 우셨다는 것이다.슬픔이가 감정 본부로 올라가는 내용인데…, 마지막 빙봉이 손을 흔들고 라일리를 구하라면서 점차 사라진다. 이 장면에서 많은 분들이 우셨다는 것이다.


즉 라일리 어릴 적 친구나 어릴 적 같이 놀던 장난감들에 대한 기억이 사라짐으로써 라일리 마음의 평온이 왔다.


어렸을적 라일리와의 추억들로 라일리를 채워주면 그만일뿐 그 아이의 옆에 계속 있을 필요는 없다는것도 로켓에서 뛰어내릴때 나의 여행은 여기까지인것 같다는 빙봉의 표정은 어딘가에 잠들어있을 나만의 빙봉이 생각났다.

나의 어린시절을 채워준 포켓몬 디지몬 벡터맨...


이터널선샤인


수술하기 전 난 이터널 선샤인은 그저 잘 만든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두 주인공의 okey 장면은 내 눈물샘을 자극했었다.



난 수술하고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내보려고 하던 중 문득 여자친구와 함께 이야기했던 영화, 이터널선샤인이 생각이 났다.


‘어? 이 영화도 뭔가 기억에 관한 이야기였던 거 같은데??’


나는 넷플릭스에 이 영화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자마자 바로 그 자리에서 영화를 시청했다.


주변은 어둡고 이따금 들려오는 간호사 선생님들의 이야기 소리, 이상한 전자 소리가 다였다. 영화는 현실 꿈을 왔다 갔다 하면서 조엘(남자 주인공)의 시점에서 흘러나오는 영화였다. 조엘은 영화 내내 클레멘타인과의 기억을 의도적으로 지우는 과정의 영화였는데, 조엘의 생각 변화가 재밌었다. 처음엔 즐거워하다가 나중엔 괴로워하다가 그 다음엔 평온해졌다. 난 헌데 okey 장면이 아닌 조엘의 평온해진 장면에서 전율이 돋았다.



클레멘타인은 너무도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치킨을 먹다가 갑자기 표정이 굳은채 다음과 같으 말한다.


“조엘 우리가 점점 잊혀가고 있어”

“나도 알아”

“우리 이제 어떻게 해야 해?”

“그냥 이 순간을 즐겨”



조엘은 위의 마지막 대사를 할 때 너무나도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해당 대사가 이어지자마자 음악이 깔리고 두 배우는 바닷가를 달리기 시작한다.

이 순간을 즐겨… enjoy it….


난 수술을하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내 자신을 자책했다. 그리고 두 영화를 봤고 내 마음에 평온이 왔다. 우리의 기억이 사라지는 건 우리 인생의 일부분이다.

어쩌면 수술을 한 것도 나라는 사람의 한 부분인 것이고 이미 벌어진 일이니 그걸 부정하지 말고, 받아들이자는 생각을 했다.


수술 후 내가 잃어버린 것들은 연인, 친구, 직장 이런 것들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차츰 돌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어두운 병실 안에서 영화를 보며 깨달은 건 기억이 채우지 못한 빈칸마다 ‘지금의 나’가 스며들고 있다는 것이다. 교수님이 말씀하신 “스파크”는 아마도 이 빈칸들 사이로 스치는 바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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