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교수님 그리고 물고기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by 대백

평소에 영화를 좋아하는 나는 12월 4일에 개봉예정인 '소방관'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 인스타 릴스에서 이 영화 관련 예고편을 볼 때마다, 혹은 이 영화를 생각할 때면 항상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오늘은 내 대학 동기 녀석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그리고 내 대학 동기 녀석의 인생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한 선택을 생각하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어서 가져와봤다. Peterpan was right...

https://youtu.be/Ao9YOZs-nAY?si=lR-rXzJN9hW73i_t


난 기계공학과를 전공했는데 지난 글에서 봤듯이 난 내 전공이 너무 좋았다. 공부를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니 말이다. 기계공학은 쉽게 말하자면, 고등학교 물리1 과목을 약간 심화해서 배운다고 생각하면 쉽다. 음... 그러니까 내 기억에는 물리1이란 과목은 앞 쪽은 역학에 대해서, 뒷 쪽은 전기, 전자기를 배웠던 것 같다.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앞부분 역학에대해서 더 심화해서 배우는 게 기계공학이다. 기계공학은 그래서 전공 기초 과목으로 4대역학을 배우는데 동역학, 유체역학, 고체역학, 열역학이 그 과목들이다.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난 개인적으로 열역학이 제일 어려웠다.


소방관과 친구 얘기를 한다고 해놓고서는 왜 갑자기 기계공학과를 소개하는지 궁금할 수도 있다. 열역학 시간에 있었던 교수님의 말씀과 그 수업을 듣고 난 친구의 선택에 관해서 얘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수업을 진행하시던 열역학 교수님은 갑자기 우리에게 웃음을 지으시면서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다.

"여러분, 열역학이 왜 이렇게 어렵고 손에 잘 안 잡히는지 알아요? 왜냐면 열역학이 철학에서 시작했어요. 오늘 배운 열역학 2법칙도 마찬가지예요. 자, 여러분, 열역학 제2법칙에 의하면 '고립된 계에서 엔트로피가 항상 증가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이거예요. 이게 대충 설명을 읽어봐도 잘 안 와닿죠?


제가 정말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볼게요. 엔트로피는 우리말로 자유도입니다. 정말 말 그대로 모든 입자들은 자유로워지려고 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볼게요. 자, 여러분, 비커에 물이 담겨있다고 상상해봅시다. 물이 담겨있는 비커는 고립계죠?? 물에다가 물감 한 방울을 떨어뜨려본다고 가정해보아요. 이 물감이 어떻게 될까요... 이게 1자로 쭉 떨어지겠습니까? 분명히 자유롭게 퍼질 겁니다. 정말 지극히도 자연스러운 현상. 이 자연스러운 현상을 말로 어렵게 이렇게 표현한 거예요.

음 교수님 말씀이 정확히 기억나는건 아니지만 이런거였던걸로 기억한다. 뭐 닫힌계 고립계 이러시면서 설명하셨다...


교수님은 지구와 운동장을 무슨 같힌계라고 가정하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아래 말은 너무나도 선명하게 기억이난다..!


여러분, 근데 이건 인간들도 마찬가지예요. 유치원생 어린아이들을 운동장에 풀어놓으면 아이들이 가만히 있을까요? 분명 가만히 있지 못할 겁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교수님은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시면서 말씀하셨다. 그러다가 갑자기 우릴 노려보시며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을 운동장에 풀어놓으면요? 여러분들은 분명 가만히 있을 겁니다. 전 알거든요. 여러분들은 우리 학교 졸업하고 다들 삼성, 현대 가려고 할 거잖아요. 그냥 심장이 뛰는 일을 하세요. 뭐, 취업을 해야 하는 이유가 명백히 있는 분들도 분명 계실 겁니다. 근데 여러분, 취업하셔도 여러분이 어렸을 적 꿈꿨던 것들은 잊지 않고 사셨으면 합니다."


정확히 딱 기억나는건 아니지만 이런 스토리로 말씀하셨다...


아무튼 그때 아이들은 이런 반응이었다. "저 교수님 대학원생 부족하나...? 우린 대학원 진학하려면 아직 멀었는데..."


그 수업을 함께 들었던 내 친구는 그 수업을 듣고 뭔가 생각에 깊이 잠긴 듯했다.

이 친구를 잠깐 소개하자면, 늘 맨 앞자리에서 수업을 열심히 듣고 학점도 우수했던 친구였다. 내 기억으로는 졸업 평점이 4점은 넘었을 거다. 공강 시간에 틈만 나면 정찬성 선수 얘기를 하고 유도를 좋아했던 녀석...


"내가 새벽까지 이렇게 공부해도 토니 스타크가 될 수 없어...", "교수가 될 거 아니면 이렇게 공부할 이유가 있을까... 고작 그냥 대기업 가려고 이렇게 공부한다고?" 이런 얘기를 하던 친구였다.


그 친구는 잠시 세상을 보고 오겠다고 홀로 호주 워홀을 떠났다. 그러곤 돌아와서 이렇게 말했다. "애들아, 나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열역학 시간에 교수님이 하셨던 심장이 뛰는 일을..."


그 친구 말로는 퇴근을 하고 바닷가에서 바다를 바라보다 어떤 호주 어린아이에게 먹을 것을 줬단다. 그 친구 말로는 그 아이가 너무 귀여웠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 엄마가 웃으면서 영어로 친구에게 무어라 말을 하는데 그 말은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단다. 근데 그 말이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심장이 엄청 뛰었다고 했다.


그래서 친구는 워홀 내내 그리고 한국에 와서도 자기가 왜 심장이 뛰었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


친구에겐 이건 매우 중요했다. 왜냐면 열역학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심장이 뛰는 일을 찾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 난 가만히 앉아있기보다는 움직이는 일을 하고 싶고,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어..."


4학년 방학 즈음 친구는 우리에게, "애들아, 나 결심했어... 혹시 여기서 공무원 할 생각 있으면 나랑 절에 들어가서 공부하자." 이런 얘기를 하고 홀로 절에 들어가 사라졌다.


그 친구는 지금 소방관을 하고 있다.


입사 초기 때 대학 동기들은 괜히 (자기가 이런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던 것 같다. "야, 내가 인터넷 기사에서 봤는데 너네 보너스 또 많이 주겠더라." 그런 대화 속에서 그 소방관 친구는 "와, 역시 대기업은 돈 많이 준다"라고 하면서도 표정은 하나도 부러워하지 않았다.


난 처음엔 그 친구의 결심이 되게 이해가 안 갔다. 그런데 요즘 매일 퇴근하고 글을 쓰고 그림 연습을 하면서 그 친구가 멋있고, 요즘은 그 친구의 선택이 너무 부럽다...


아, 이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라 소방관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했는데 소방관하면 그 친구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었다.

물론 내가 아는 소방관은 내 친구가 유일하기 때문에 나에겐 그 친구가 모든 소방관들의 이미지가 되어버렸다.

그 친구와 함께 설빙 팥빙수를 먹으러 가던 날, "아, 저거 봐. 소화기 저러면 안 되는데... 다 저런 식이라니까... 공무원들도 좀 열심히 봐야 하는건데..."

적어도 내 친구에게 소방관이란 직업은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선택한 것이었다. 소방관 친구가 요즘 신입들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일반 회사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렇다는 건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고, 우리처럼 불길을 무서워한다는 게 아닐까?

저 소방관도 분명 공포에 떨고있을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번 '소방관'이란 영화를 계기로, 소방관들이 불이 무섭지만 그래도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꼭 명심했으면 한다.


대학동기는 호주 워홀시절 느꼈던 따뜻한 감정을

넘어 현재 영웅이되었다…


그리고 갑작스럽지만 책 소개를 하나 하고 싶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이다.



내가 위와 같은 일을 경험하고 또한 이런 친구가 내 옆에 있고 나서 이 책을 읽으니, 작가라는 꿈을 꾸면서 주변에서 들었던 비난에 우울하고 좌절했던 나에게 적잖은 위로를 준 책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책은 지루한 편이다. 그리고 책 초반부에 열역학 2법칙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있고..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설마.. 내가 대학생때 경험하고 본것들에 관한 이야기일까??하면서 읽었다. 꼭 마지막까지 읽길 바란다. 마지막 구절을 읽는 순간 정말인지 온 몸에 전율이 돋았던 책이다…!! 역시 교수님이 옳았어…

정말 추천한다!!



"저번에 대백이가 얘기했던 뭐 디즈니??, 나는 꿈을 꾸라고 부추기지는 못하겠는데, 하지 말라고는 또 못하겠어. 나도 예전에 대학 생활하면서, 대학 공부하면서 정말 방황을 했거든... 그래서 네가 이해가 가.


근데 "어, 좋아!! 해!"라고는 떠밀 수가 없네. 하지만 대백아, 넌 대학 시절부터 영악한 아이였으니까 분명히 네 생각이 있을 거라 믿어. 확실한 건 있어. 정말 네가 스스로 이 세상에 나와야겠다고 생각하면 도전하려고해봐!! 아 또 하라곤 못하겠네ㅋㅋ 너 선택이야!



소방관 친구가 내게 해준 말이다.


"정말 뭔 말인지도 모르겠는 교수님들의 말씀과 내 꿈, 이 둘 사이에서 정말 힘들었어... 내가 대학 졸업하면 또 이런 비슷한 길을 걸어야겠지 하는 걱정과 생각들... 그래서 대백아, 네가 요새 하고 있을 걱정과 고민들이 너무 이해되고 공감돼."


"하라고 부추기진 못하겠어". 이건 너의 꿈이고 너가 짊어질 짐이야. 그렇지만 한다면 응원은 할게!"


친구는 계속 "하지마" 또 "하지말라고는 못하겠어"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 뜻은 이건 내 인생이고 내 꿈이니 이제 그 정도는 알아서 판단하라는 거겠지. 근데 아직은, 혹은 평생은 이 꿈을 계속 안고 살아갈 것 같다...!


"그럼 넌 기계공학과 전공하면서 얻어가는 게 없잖아..“


"그래도 그 못알아듣겠는거 억지로 공부하면서 학점은 잘 받았잖아. 뭐 이거 통해서도 배운게 있지 않을까? 한국 사회가 이게 문제야! 무슨 대기업 가기 위한 전공을 선택하고, 그게 성공한 삶인 것처럼 얘기해대는 거..."


여기서 같이 만나는 또 다른 동기 녀석이 있다. 그 동기는 어렸을 때부터 우주기계를 너무나도 공부하고 싶었단다. 그래서 대학도 딱 정해져 있었다.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를 너무도 가고 싶었다는 것이다. 물론 수능을 왕창 망해버려서 우리 대학에 오게 됐다.


그 아이는 계속 꾸준히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나이 32에 결국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박사과정에 합격해 입학할 예정이다. 이런 것 같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결국엔 이룬다는 것. 절실하면 하루하루 농도가 달라지고,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바뀐다...!


나도 매일매일을 농도짙은 삶을 살기위해 노력해야지!! 이런 글을 쓴김에 그림 연습 하고 왔다.

https://www.youtube.com/watch?v=NbrzUStK3rY&t=22s

내친구들은 하나둘씩 피터팬이 옳았음을 증명해나가고있다. 이제 나도 증명해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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