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네 꿈 멋지다

by 대백

어느 날, 대학 시절 함께 어울려 놀던 친구 중 한 명인 소방관 친구가 연락을 해왔다.
늘 얼렁뚱땅한 성격이라더니, 그날도 그랬다.

“야, 나 이번 주 토요일에 결혼해 ㅎㅎ”

당황스러웠다. 장소도, 시간도, 계좌 번호도 없는 결혼 소식이었다.
그가 보낸 청첩장은 단 한 줄로 이루어져 있었다.


“우리 결혼합니다. 축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문장을 여자친구에게 보여줬다.
그녀는 감탄하듯 말했다.

“와… 멋있다. 진짜 쿨하시다.”

대학 시절엔 종종 이해되지 않던 친구였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니,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묵직한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그날, 우리는 오랜만에 모였다.
그 친구를 포함해 넷.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무리가 있다면,
우리는 아마 그런 사이일 것이다.

그들과 있으면 이상하게 기분이 좋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친구들은 내 꿈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소방관 친구가 갑자기 말했다.

“나 요즘 가끔 너 생각해.
대백이 작가 한다는 꿈, 진짜 좋은 거 같아.
그냥… 계속 밀고 갔으면 좋겠어.
예전엔 뭐라 말 못 했는데,
오늘 너한테 또 글 쓰냐고 물어봤을 때
'응'이라고 대답하는 거 듣고…
괜히 뭉클했어.”

“나는 네가 하는 생각이나 행동,
다 좋다고 생각해. 나 진심으로 응원할게.”

그 말에 다른 친구들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말을 하진 않았지만,
그 공기의 온도가 따뜻했다.

갑작스러운 응원이었고,
그래서 더 마음이 벅찼다.
고맙고, 기쁘고, 동시에 두려웠다.
왜냐면—
내 꿈을 이렇게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사람들은 이 친구들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친구들을 스스로 선택했다.
7년 넘는 대학 생활을 함께하며
앞으로도 쭉 이어갈 사람들이라고 믿었다.

한 친구는 자신의 길을 굽히지 않고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에 뒤늦게 당당히 합격했고,
한 친구는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소방관이란 길을 택했다.
또 한 명은 국내 대기업에서 묵묵히 일하며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그 앞에서,
나는 꿈을 좇는다는 이유로
왠지 뒷처진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무모한 길을 걷는 것처럼 보일까 걱정됐다.

그런데 그들은,
내가 무너지려는 순간에도
조용히 내 옆에 있어줬다.
그게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가족들로부터 들은 비난은 너무도 아팠다.
정말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 안에 마지막으로 남은
“나도 뭔가 해낼 수 있어”라는 감정마저
부정당했던 그때…

엄마는 끝내 이렇게 말했다.


“그래, 꿈 꿔.
근데 내가 장담할게.
네 인생 엄청 힘들 거야.
그냥 대기업 보내놨더니 거기서 일하면 되잖아. 쯧쯧.”

나는,
그저 내가 꿈을 이야기했을 때
조용히라도 “미안했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그런 내가,
오늘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너 하고 싶은 거 해.
우리는 널 믿어.”

그 말이,
마음 깊은 곳을 울렸다.


세상이 나를 의심할 때,
나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에겐 이 친구들이 그 한 사람으로 다가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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