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김도휘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전남 지역에서 거문고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성유미입니다. 일반적으로 국악은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인식이 있는데요. 거문고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대중에게 다가가 보려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있습니다.
- 가야금은 자주 접해봤지만 거문고 연주를 하시는 분은 처음 만나뵙는데요. 거문고를 연주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저는 아버지가 대금 연주를 하셔서 어릴 때부터 국악을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그래서 '국악을 하고 싶은데, 뭘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거문고를 딱 눈에 들어왔어요. 거문고가 국악기 중에서 낼 수 있는 음역대가 가장 많은 편이에요. 그래서 소리가 많이 난다고 하니까 어린 마음에 거문고를 선택했었죠. (웃음)
지금은 국가무형유산인 거문고산조 전수자로 활동하면서 매달 거문고산조 전수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거문고산조는 거문고를 장구 반주에 함께 연주하는 기악 독주곡이에요.
- 교육을 다 마치시면 국가무형유산이 되시는 건가요?
이수를 끝낸다고 무형유산이 되는 건 아니에요. 그래도 이수자라는 타이틀은 거문고 연주자로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 중요한 커리어에요. 국가무형유산의 이수자가 되기 위해선 일단 전수자가 된 후에 3년간 매달 교육을 받은 후 시험에 합격해야 할 수 있어요.
이렇게 올해는 주로 전승 활동 위주였고요. 작년에는 창작곡 독주회를 하면서 창작 쪽으로 시도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직접 작곡도 하시는 걸까요?
네. 그런데 제가 작곡을 전문으로 배운 것은 아니다 보니 같이 활동하는 작곡가분들과 협업을 많이 했습니다. 작곡가 선생님이 배경 멜로디 라인을 만들어 주면, 거기에 거문고 선율을 덧붙여 보는 식으로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어요. 총 5곡인데요. 지금 들으실 수 있는 건 유튜브 <거문고 버들가지의 노래> 라고 검색해 보시면 나올 거예요.
<버들가지의 노래>는 조선시대 농경사회에서 지내던 기우제에서 모티브를 얻은 곡입니다. 가장 중요한 비를 염원하는 것과 같이 모든 이들의 평안과 안녕, 풍요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은 곡입니다. 그리고 불교에서도 '버들가지는 선바람에 잘 흔들린다'고 해서 소원을 들어주는 의미로 사용되는 심볼이에요. ‘미천한 중생의 소원에도 쉽게 응답한다.' 그런 의미가 있죠. 거기서 영감을 얻어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한을 씻어주고 행복을 염원하는 의미로 <버들가지의 노래>를 만들었어요.
또, 코딩 음악이라고 해서 전자음악도 시도하고 있고요. 2025년 영동 국악 엑스포에서는 미디어아트 음원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관객들이 함께할 수 있는 참여형 공연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요즘 경험경제 사회라고 이런 아이템을 소비하는 것보다 경험을 사려고 한다는 트렌드가 있더라고요. 스타벅스도 커피를 마시러 가는 게 아니라 거기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하는 그 경험을 소비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전통 국악을 하다 보니 '관객들은 재미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방적으로 연주하고 듣고 하는 게 말이에요. 반면에 연주자인 저는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는 자기 공부하는 느낌으로 연주를 하곤 해요. 그럼 가끔 관객들이 제 앞에 앉아 계시지만 잘 듣고 계실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그래서 관객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 볼까 합니다.
- 전통 국악에 관객들이 함께 하는 분야가 몇 있지 않나요? 판소리라든지, 탈춤이라든지요.
소통을 한다곤 하지만 사실 요즘에는 추임새를 함께 넣는다거나, 판소리 공연을 할 때, 아니면 가끔 흥이 오른 관객분께서 춤을 추시거나 하는 정도인 것 같아요. 게다가 현대에 와서는 전문적 공연이 열리면 객석과 무대가 분리되어 있죠. 그리고 추임새를 넣는 게 일반 관객들은 조금 머쓱해하시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해주시면 좋습니다. (웃음)
그렇습니다. 일단 미디어 아트 작가분들이 주변에 많이 계시기도 하고, 실제 협업도 했으니까요. 관심이 있어요. 국악 엑스포 산업 영상관에 전시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광주에서 활동하는 작곡가분과 미디어 아트 작가분과 함께 미디어 아트 영상에 맞는 음악을 만들기도 했어요.
이렇게 분야는 전혀 다르더라도 여러 작가님들과 협업해보고 싶어요. 뭐가 나올지, 어떤 작업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열어놓고 소통해 보고 싶습니다. 특히 전혀 다른 분야가 만날 경우, 너는 너꺼하고 나는 내꺼하고 여기서 나오는 조화로움이 저는 좋았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갖추고 싶은 건 열린 시각이에요. 다른 작가분, 다른 분야와 유연하게 소통하고 함께 창작할 수 있는 소양이나 그런 애티튜드를 갖추고 싶습니다.
좀 더 넓게, 사회적으로 고민을 해보자면 저 개인이 노력한다고 해도 한계가 많은 것 같아요. 주변에 전공을 관두는 선후배들이 정말 많거든요. 활동하는 동기와 가까운 선후배들이 정말 손에 꼽을 정도예요. 이런 청년 예술가들이 자생할 수 있고 꾸준히 예술 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요. 이를 위해 예술가들과 꾸준한 소통을 이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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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며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건 언제나 즐겁다. 그런 사람들에게서만 나오는 밝고 가벼운 에너지가 좋다. 그래서 그 순간이 단순한 만남을 넘어 하나의 좋은 경험으로 자리매김한다. 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그런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인터뷰어 김도휘
즐겁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오랫동안 고민했다. 최근에서야 삶의 깊은 즐거움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나온다는 걸 깨닫고 타인의 세상에 들어가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보고 겪은 것들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다.
주요 활동
반려동물 입양 캠페인 <COME AND SEE ME>
본 인터뷰는 2025년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문화특별의제
‘문화 네트워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