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청년 예술인X기획자 아카이빙 취재 : 김은경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어서 한 가지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가장 주력으로 하고 있는 건 뮤지컬 극을 쓰고 곡을 만드는 일입니다. 무대에 올리는 작업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원래는 음향 작업부터 시작했지만 요즘은 극작에 더 큰 흥미를 느껴 극을 주로 쓰고 있습니다. 작곡, 글쓰기, 소품 제작까지 직접 도맡아 하고 있고, 무대를 올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반적인 제작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주변에서 어떤 팀 소속이냐고 물어보시기도 하는데, 현재는 개인 활동으로 혼자 극을 쓰고, 작곡하고, 배우도 섭외해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혼자서 대표작을 올린 건 비교적 최근입니다. 초기에는 다른 엔터테인먼트나 극단과 협업하며 음악 제작에 주로 참여했고, 본격적으로 독립 제작을 시작한 건 작년부터예요.
첫 시작은 어린이 국악 뮤지컬이었고, 이후에는 어린이 뮤지컬, 국악 뮤지컬, 연극 변신의 움직임 음악, 영화 음악 작업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작업해 왔습니다.
변신의 경우, 움직임을 따라가는 음악.. 이를테면 곡선인지 직선인지, 뭉그러짐 같은 감각적인 요소들을 음악으로 표현해 내는 작업이었고, 멜로디 중심이 아닌 현대적인 감각의 사운드를 시도했어요.
2024년에는 제가 극작과 작곡을 모두 맡은 뮤지컬 악마의 콘텐츠를 리딩 형식으로 올렸고, 현재는 이를 본격 무대화할 준비 중입니다.
뮤지컬이 대사와 퍼포먼스, 시각적 요소, 배우들의 서사 전달이 중심이라면, 음악극은 음악 자체가 중심이 되는 장르입니다. 때로는 노래조차 부르지 않고 음악만으로 이야기의 흐름과 감정을 대변할 수도 있어요.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작품은 그 틀에서 더 나아가 제가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장르, 즉 심리 음악극입니다. 음악에서 출발해, 극이 그 음악을 해석하고 표현해 내는 구조로, 생애주기에 담긴 감정의 층위를 음악으로 끌어낸 뒤 무대 언어로 번역하는 실험적인 작품이죠.
2023년, 대구국제뮤지컬아카데미를 수료하면서 결정적인 전환점이 생겼어요. 원래는 작곡만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극작가가 프로젝트에서 빠지게 됐고, 공연까지 3주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직접 극을 쓰게 되었어요.
그때 처음 글을 써봤는데, 예상외로 좋은 반응을 받았어요. 곡을 쓸 때는 쓴소리를 듣던 제가, 글을 쓸 때는 칭찬을 듣고, 사람들이 제 극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경험이 너무 뿌듯해서 자연스럽게 극작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극을 쓰고, 무대를 올리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어요. 특히 무대를 올릴 때 관객과 마주하는 그 긴장감이 저에겐 아주 특별하고 좋아하는 순간이거든요.
이번에는 혼자 작업하는 데에 한계를 많이 느껴서, 다음엔 음악, 연출 등 함께 무대를 만들어갈 수 있는 협업자들과 팀을 꾸려 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그럼요. 예를 들어 회화 작가분들과 소품을 함께 제작하거나, 다른 장르 음악을 다루는 뮤지션과의 협업도 매우 흥미로울 것 같아요. 다만 현실적으로는 수익 분배의 어려움이나 창작의 부담이 커서, 지금은 협업보다는 개인 작업에 집중해 왔지만, 앞으로는 의미 있는 협업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무엇보다 ‘지속성’이 가능한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대구 같은 지역은 뮤지컬이 특화되어 있어서 리딩 작품을 올린 후, 그것이 무대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역과 행정이 함께 논의해 주는 시스템이 있더라고요. 광주에서도 신진 예술가들이 잠깐 작품을 올리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한 번의 작업이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연결되는 구조 혹은 작은 예술가들을 끌어당겨주는 정책이나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네, 2025년 9월 6일(토) 오후 7시 30분에 <생애주기, 그 시간의 선. 율>이라는 음악극을 올릴 예정입니다.
인생의 흐름을 담은 생애주기를 주제로, 음악과 그림, 연극이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형식의 공연을
준비 중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본 인터뷰는 2025년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문화특별의제
‘문화 네트워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