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아이의 처음

우리에게도 처음

by 갈휘연

첫아이는 누구에게나 엄청나다.


태어나자마자 내 가슴 위에 올려진 첫아이에 대한 느낌은

“아니 이렇게 작을 수가!”였다.


아이가 정말 작아서는 아니었다.

3.74kg에 55cm면 우량아는 아니더라도 작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 부부 눈에 그 갸녀린 팔다리는 조금만 뭘 잘못해도 부러질 것만 같았다.


목욕을 시킬 때도, 기저귀를 갈 때도 그 모든 “처음”을 바들바들 거리며 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게 끝나지 않을 바들거림이라는 걸 몰랐다.

그 때나 17년이 훌쩍 넘은 지금이나 우리는 첫아이의 그 모든 처음을 바들거리며 같이 배워가고 있다.


그 작고 가녀렸던 아이가 더 이상 가녀리지 않은 몸을 하고 올해 대학을 들어간다.

그리고 오늘 9월 첫 학기 수강신청을 한다고 아침부터 온 가족을 깨워 부산을 떨었다.

워낙 늦잠을 자는 나도 덩달아 긴장이 돼서 아침부터 깨서 침대에서 뒹굴거렸다.


어제 원하는 시간을 예약을 걸어놨었으나

한꺼번에 신입생들이 신청을 하려 웹사이트에 몰렸는지 등록페이지가 얼어버리고 찔끔 들어가고 다시 얼어버리고를 반복했다.

내가 대학을 다녔을 때도 분명히 했던 온라인 수강신청인데 그때도 이렇게 긴장이 되었었을까.

얼어붙은 브라우저를 보고 나도 같이 얼어붙고 해동이 되고를 반복했다.


비록 한 과목이 원하는 블록이 고새 다 차버려 살짝 다른 시간으로 등록해야 했지만

등록을 원활하게 마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렇게 또 한 우주의 한 귀퉁이를 같이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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