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알콜
딸내미가 과학 시험을 본다고 도와 달랜다.
난 예측불허 그녀가 무섭지만 일단은 알았다고 했다.
보니까 시험 범위가 cellular biology다.
Organelle들 설명을 쭉 하고
시험 잘 보려면 뭐뭐 외워야 하는지 가르쳐 줬다.
순조롭게 끝나는 것 같았다.
자투리로 나오는 세균/바이러스 관련 페이지에 이르렀을 때
딸이 말했다.
“알콜이 세균을 죽이지?”
“응”
“알콜이 세균을 어떻게 죽여?”
“세균도 세포라서 세포막이 있거든.
세포막이 기름성질로 되어 있는데
알콜이 기름을 분해해서 세포막을 터트려.
세포막이 터지면 당연히 박테리아가 살 수가 없지.
엄마가 스토브에 있는 기름 닦을 때
알콜 뿌려서 닦으면 기름기 없어지지?
알콜이 기름을 잘 분해해.”
난 내가 설명을 아주 잘했다고 생각했다.
설명을 듣고 있던 딸이 시무룩 말했다.
“터트려 죽이다니 알콜 너무 잔인해.”
딸아
니 방으로 가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