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너무 자주 가볍다.
나이가 차도 사용가능한 언어는 그대로인데 마음만 움푹진다.
그래서 가끔은 머리를 싸매고 가슴을 치고 기울어지고 굳어버린다.
천정을 본다. 지하철의 유리창을 보기도 한다. 책을 더 읽으면 도움이 될까?
치이고 고생하며 하루를 보낸 친구에게 안부를 물을 말은 정녕 "힘들진 않아?"밖에 없나.
저리게 그리웠던 그들을 환대할 말은 정녕 "보고 싶었어"밖에 없나.
아끼고 사랑하는 만큼 아픔이 옮았을 때 할 수 있는 말이 "힘 내, 응원해"뿐인가.
내 마음은 이렇게나 큰데! 여기에 어떻게 담으라고!
그런 말들 앞과 뒤에 또 주리 죽죽 ㅋㅋ를 날려버렸다.
으아악, 견디지 못하고 분해하며 후회한다.
난 다음 말이 고민되거나 민망하고 머쓱할 때 공백을 메꾸라며 포켓몬마냥 보내기도 한다만 그런데 날개가 달린 것도 아닌 게 가볍게 앞과 뒤의 말의 진심을 가려버리는 것 같다. 시멘트랑 비슷하다.
그 조차도 'ㅋ'에겐 과분한 역할이다.
마음에 비해 말이 너무 초라해서 차라리 말하지 않기를 선택하고 싶은 때가 있다.
차라리 그 편이 마음끼리 소통하는 데 좋을 거라 생각되는 때가 있다.
"말을 멈출테니, 잘 들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