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 생추어리로 출발
6:30~7:20 - 생추어리 아침 돌봄
7:30 - 학교로 출발
여섯 시 반 생추어리 도착 후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45분. 마무리를 하고 7시 반에는 차의 바퀴가 움직여야 교실 문을 제때 열 수 있다.
돌봄 하우스에 뛰어들듯이 들어가 장화로 갈아 신는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잔디와 차 소리를 듣고 집에서 나온 새벽의 밥그릇을 양손에 든다. 척-척 큰 보폭으로 잔디 집부터, 밥그릇을 순서대로 울타리 아래 틈으로 슬라이딩시킨다. 그리고서는 새들의 밥이다. 사람 밥그릇에 곡식과 사료, 잘게 썬 채소를 겹쳐 올리고 오리의 밥은 물에 잠기게 해서, 닭의 밥은 물그릇을 따로 해서 앞으로 대령하면 밥 주기는 끝이 난다.
이제는 물이다. 지체할 시간 없이 잔디 집에서 물그릇을 가지고 나와 미강 통을 연다. 미강 바가지로 미강을 퍼서 그릇에 한 번. 물조리개에는 한 번, 두 번, 세 번 퍼 담는다. 물 호스가 있는 곳으로 들고 가서 물을 가득 담는다. 잔디 집 물그릇 받침대에 그릇을 꽂아 넣고 나와 왼손으로 물조리개 손잡이를 굳세게 쥐어잡는다. 물이 가득 담긴 물조리개는 최소 10kg는 될 것 같다. 내가 넘어지거나 흔들려 쏟아지지 않도록 한 걸음씩 집중하면서 새벽 물그릇으로 다가간다.
물조리개를 쉽게 기울일 수 있도록 두 손으로 잡고 물그릇에 미강물을 시원하게 따르기 시작하면 새벽이 즉시 코를 박고 마시기 시작한다. 중간중간 끊고 물조리개를 둥글게 흔들어 미강이 가라앉지 않고 잘 섞여 나오도록 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미강물 농도가 옅어져 새벽이 불만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렇게 한 번은 미강물로, 한 번은 맹물로 물 주기가 끝난다.
거의 다 왔다. 다음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 아침엔 저녁을 위해 곡물을 준비하고, 저녁엔 아침을 위해 사료를 준비한다. 채소를 썰고, 계량을 하고... 간단히 요리를 하는 느낌이 나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그렇게 식사 준비가 끝나면 쥐가 식사를 먹지 않도록 잘 덮어 보관한다.
아침엔 시간이 급해 주로 똥을 줍지 못하고 출발하기 일쑤다. 그래도 앞 과정까지가 30분 안에 되어서 시간이 난다면 똥 줍기를 시작한다. 매일 밥을 먹으니 매일 똥이 있다. '똥장갑'이라고 적힌 똥 줍기 용 전용 장갑을 착용하고 한 손엔 기다란 집게를, 한 손엔 양동이를 든다. 가까운 곳부터. 시작은 뿌리의 집이다. 새의 똥은 비교적 묽어서 똥이 묻은 주위 지푸라기나 왕겨 전체를 걷어내듯 줍는다. 다음은 잔디의 집에 들어간다. 포도송이 같은 잔디의 똥을 주우면 이제는 최종보스만 남는다.
새벽의 똥을 줍는 일은 지금 생추어리를 돌보는 사람들 중 몇 명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새벽이 낯선 사람이 자신의 집에 들어오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다행히 만난 지가 꽤 되어서 그가 승낙하는 편이다. 슬슬 눈치를 보면서 새벽이 멀리 떨어졌을 때 후다닥 주워 나온다. 종종 내가 똥을 줍는 것을 바라보던 새벽이 천천히 다가올 때가 있는데, 이때 줄행랑을 치고 나서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사과하면서 문을 잠그곤 한다.
자, 이 모든 과정에서 시각 체크는 놓쳐서는 안 된다. 일곱 시, 일곱 시 십오 분이 지나 일곱 시 이십오 분이 되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장화를 갈아 신어야 한다. 현장 돌봄 단체 카톡방에 전달 사항을 올리고 시동을 켜고 바퀴를 움직이면, 출발은 일단 성공이다. 이제 정말로 출근을 하러 가는 거다.
... 바퀴만 빠지지 않으면 말이다. 비가 오는 날에 나의 불쌍한 아반떼는 빗길을 이겨내지 못하고 도랑으로 다이빙하곤 했다. 아, 더불어 바위의 뾰족한 부분에 찔려 치명상을 입고 맥없이 푸시쉬 터져버리기도 했다. 그런 일이 발생하면 제시간 출근이 또 다른 미션으로 주어진다. 당황하지 않고 보험사를 통해 렉카를 소환한다. (렉카 사장님과 너무 자주 봐서 민망하다)
렉카까지 부르고 교실에 도착해서 문을 드륵 열면 집에 가고 싶어진다. 의자가 아닌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학생들. 또 하루의 치고받고 난장 돌봄의 시작이다! 거주동물 넷을 돌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스물의 사람들! 교육이라는 고급진 이름의 어렵고 책임 많은 돌봄.
쉬는 시간에 한 학생이 집게손가락을 내밀고 다가온다.
"선생님 머리에 지푸라기가 붙어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