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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현자 Sep 06. 2023

맏이 8. 제2차 세계대전

8. 2차 세계대전  

   

이 무렵 돌연 일본은 진주만을 기습하여 제2차 세계대전을 벌였다. 일본, 독일, 이태리 3국과 서구 연합군과의 대결 형상이 된 것이다. 일본 국내는 흥분의 도가니다.

뉴스는 간단없이 황군(皇軍)의 승리를 보도했다. 아버지는 뻔히 지고 말 전쟁을 일본이 벌였다고 하셨다. 그래도 연이어 보도되는 뉴스는 승승장구의 전과를 보도했다. 이때쯤 희준이가 태어났다. 건강한 아이였다. 나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일은 계속했고 일의 수요는 날로 늘어만 갔다. 학교도 열심히 다녔다. 뭔지 재미있는 나날이었다.

 전쟁의 승리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그랬다. 일본은 神의 나라이고 과거 역사만 보더라도 외침이 있을 때마다 신풍(神風)이 불어서 나라를 구했고 일본 국민은 그럴 때마다 단결하여 나라를 지킨 역사가 있다고 자부한다. 나는 일본이 이기면 조선은 만주를 통치한다고 들었다. 그러나 전쟁에 지면 조선은 일본과 함께 몰락하는 것으로만 알았다. 조선의 독립이란 나의 머릿속에는 없었다. 이미 나는 일본 침략자의 동화정책에 마비된 일개의 동물에 지나지 않았다.

조선의 역사에 대해서는 태어날 때부터 들어보지 못했고 또 그런 분위기에 접해보지도 못했으니 말이다. 어릴 때부터 조국에 앞서 굶주림을 이겨내야 하는 그런 환경 속에서만 살다 보니 결국 본능적 충족에만 익숙한 것이 그 당시의 형편이었다.

 일본은 남방으로 진출하고 닥치는 대로 침략해 갔다. 동남아제국은 모두 항복했고 중공에 진출한 일본군은 중경까지 점령하여 그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국내는 흥분의 도가니요, 민심을 선무(宣撫)하는 유행가들은 군가와 함께 점령지의 모습을 그린 그런 노래가 유행했다. <지나의 밤>, <상해의 꽃 파는 아가씨>, <출정 군인을 보내는 노래> 등등 그 수는 셀 수가 없을 정도로 국민 사기를 높였다.

 그러나 전열을 가다듬은 연합군은 점차 강세로 돌아섰다. 선제공격에 성공한 일본이었으나 수적으로 열세인 일본은 점점 그 기세가 저하되고 각처에서 비참한 말로를 노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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