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인지적 융합', '개념적 자기' 개념

by 포비아

넷플릭스에 '소년의 시간'이란 영화에서 처음으로 '인셀'이라는 용어를 봤다.

[영화는 청소년들, SNS, 양육, 가해자의 가족들의 문제 등 여러 생각할 거를 던져준다. 다만 여기서는 해당 글에서는 다른 주제에 집중하고자 한다.]


'인셀'은 연애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남자들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이처럼 우리는 '타인' 혹은 ''를 어떤 단어로써 명명한다.

그리고 그러한 단어, 즉 언어(생각)과 융합된다(=인지적 융합).

그리고 그것이 생각일 뿐임을 잊은 채, 사실로 생각한다.


영화에서도 어린 소년이었던 남자아이는 '인셀'로 스스로를 정의한 처럼 보인다.

'자신은 못생겼다', '매력적이지 못한다'와 같은 말로 자신을 정의한다. 하지만 타인은 그 아이에게 '똑똑하다'. '보통내기가 아니다'라고 긍정적인 면을 보고 이야기한다.


나는 대학교 시절 나를 스스로 '사회불안이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것이 '나'고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우습게도 그 누구도 나에게 발표를 못한다고 피드백을 주거나 한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생각이 사실이라고 믿었다.

이러한 정의는 발표상황에서 나를 더 불안하게 했고, 실패할 상황을 예측하게 했다.

[심지어 발표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도 이러한 현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처럼 우리는 어떤 생각에 갇혀 나 스스로의 단면만을 보고, 나 자신을 정의하기도 한다.

심리학에서 이를 '명명하기'라는 인지적 오류라고 설명하기도 하고, '인지적 융합'이라고도 이야기하며,

이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에 부합하는 정보들만을 받아들이는 '선택적 추상화'라는 인지적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란 질문에 답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명명할 수밖에 없다.

즉, 명명하기 자체가 문제는 아닐 것이다. 다만 우리가 이것이 우리의 일부일 뿐이고 심지어 단순히 생각일 뿐임을 눈치챌 필요가 있다. 이를 '개념적 자기'라고 한다.


우울한 사람은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에 갇힌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전염되어 자신, 타인, 미래에 대한 부정적 생각으로 번진다. 내가 사회불안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듯이..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러한 생각들은 생각일 뿐이다.


우리의 마음은 우리가 위협적인 것들에 대비하기 위해 부정적인 상황을 예측해 주고 대비하기 위해 여러 말들을 쏟아낸다. 다만 우리의 마음은 예언자도 아니며, 마법사도 아니다. 이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잊고 지낸다.


현재 부정적인 자기 생각에 갇혀 있다면, 그게 생각일 뿐일 수도 있음을 인식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란 질문에 다양한 대답을 만들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가끔 우리를, 타인을 잘 모른 채 안다고 착각하기도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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