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백
드디어 삶의 마지막을 장식할 무대에 올랐다.
신은 다 계획이 있다지만,
무엇을 계획하고 무엇을 지켜보려
이렇게 길고 지루한 진공의 시간을 주시는지 알 수가 없다.
지금 내가 새벽까지 뒤척이고 식은땀을 흘리는 이유는
결과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혹여 지쳐버릴까 봐,
그래서 끝내 포기해버릴까 봐서다.
혹자는 말한다.
인생에는 성공과 실패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성공과 과정만이 있다고.
시험을 못 봤다고 실패가 아니고, 합격하지 못했다고 실패가 아니라는 말.
그 모든 순간이 나를 만들고 빚어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그래서 지금 나의 이 숨 고르기는
지나온 삶의 공백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감당하기 위한
벅찬 감정의 여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