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사라진 자리
어른이 없다는 말은 오래전부터 반복되어 왔다.
하지만 요즘 이 말은 단순한 푸념처럼 들리지 않는다.
어떤 빈자리를 정확히 가리키는 말처럼 느껴진다.
책임이 있어야 할 자리에 사람이 없고,
결정이 내려져야 할 순간에 말만 남아 있는.
문제가 생기면 회의는 열리지만, 끝까지 남는 사람은 없다.
판단은 위로 올라가고, 결과는 아래로 떨어진다. 그 사이에서 모두가 조금씩 물러선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것처럼 정리되고,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어른은 원래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다만 문제가 생겼을 때 자리를 비우지 않는 사람이다.
일이 잘못 흘러갈 때도 끝까지 남아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은 잘못된 순간일수록 사람이 먼저 사라진다.
그래서 어른이 있던 자리는 더 오래, 더 크게 비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