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대한(大寒)을 바로 앞두고 예로부터 선인들이 즐겨 읊었던 세한삼우(歲寒三友), 즉 추운 겨울에 절의를 지키는 세 벗인 송(松), 죽(竹), 매(梅)를 읊어 보았다. 세 벗이 모두 겨울의 추위를 견디는 절의의 상징으로 표현되는데, 자세히 보면 대나무와 소나무는 꽃은 피지 않으나 잎이 시들어 떨어지지 않고 겨울을 나는 모습이다. 즉 상록수(常綠樹)이다. 그런데 매(梅)는 잎은 모두 떨어지고 대신 꽃이 다른 나무들보다 일찍 피기에 칭송을 받는다. 벗은 셋이지만 둘은 잎으로 칭송되고 하나는 꽃과 향으로 칭송이 되는 것이다. 이들 중에 무엇이 낫고 못하다는 것은 가릴 수 없고,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결정될 뿐이다.
이 시의 제1구의 2번 자인 난(難)이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율시(七言律詩)이다. 압운(押韻)은 첫 구에는 운자가 없으며 ◎표시가 된 거(居), 여(餘), 려(廬), 서(舒)이고, 어운목(魚韻目)이다. 첫 구에 운자가 없으면 그 구의 마지막 7번 자는 무조건 측성(仄聲)을 써야 한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다. 제2구의 1번 자인 삼(三) 자만 평측(平仄)을 변화시켰고 나머지는 전범(典範)에 맞추어 지었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다음과 같다. 艱難(간난)은 어렵고 힘든 것을 뜻하며 가난하다의 본딧말이다. 世誼(세의)는 대대로 사귀어 온 정의(情意)를 말한다. 逸居(일거)는 별로 할 일 없이 한가하게 지내는 것이다. 柵竹(책죽)은 울타리로 심은 대나무이다. 汝輩(여배)는 너희들이다. 安舒(안서)는 편안한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