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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대 고향집(김일성 생가)

금삿갓의 평양 방문기

by 금삿갓

만경대(萬景臺) 고향집은 1912년 4월 15일 김일성이 태어난 생가(生家)이다. 평양시 만경대구역 만경대동에 있다. 원래 만경대는 대동강 하류 부근에 넓은 지역에 솟은 언덕이다. 이곳에 김일성의 증조부가 터를 잡고 4대가 살았기 때문에 고향집으로 된 것이다. 실제 김일성은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출생했는데, 유년기를 이곳에서 보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곳의 안내판에는 붉은 글씨로 김일성이 이곳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10대에 혁명의 장도에 오르느라 이곳을 떠났다고 장엄하게 기술하고 있다. 이 고향집 안내판도 신성시(神聖視) 되는지 안내판 앞에 받쳐진 꽃병과 꽃다발이 수북하다. 정말 북한 사람들 못 말린다.

dsc01597.jpg <김일성 부모가 심었다는 백양나무와 생가>
dsc01598.jpg <열심히 안내하는 안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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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01600.jpg <성역화된 안내판 : 꽃다발 무더기>

정말 볼 것 도 없다. 당시 얼마나 가난하게 살았는지를 보여 주는 정도이다. 초가집 본채와 헛간채 등이 있다. 본채에는 흙벽으로 된 방에 오래된 장롱이 비치되어 있고, 김일성의 부모(김형직, 강반석) 사진이 벽에 걸려 있다. 부엌에는 가마솥이 걸려 있고, 베틀과 농기구도 전시되어 있다. 그야말로 우리네 옛날 시골집 모습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랑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것보다는 조금 큰 편이다. 짚으로 이엉을 이은 헛간 지붕에는 박 덩굴이 잘 자라고 있고, 그 앞으로 커다란 항아리가 놓여있었다. 그네들에겐 귀중하고 최고의 존엄일지 몰라도 우리 남한 사람들에게 별 감흥도 볼거리도 없이 더운데 고생만 시킨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도 많았다.


59.51.JPG <김일성 생가>
Screenshot 2025-02-01 at 01.57.24.JPG <김일성 부모 사진>
dsc01601.jpg <생가 입구>
dsc01602.jpg <본채>

열성 당원인지 몰라도 검정치마에 흰 저고리를 입은 여성 안내원을 핸드 마이크를 들고 끊임없이 수령 동지를 찬양하고 있었다. 모두들 건성으로 듣고 사진만 찍고 나온다. 다른 곳의 안내원은 약간 화려한 한복을 입었는데 이곳 안내원만 유독 제사 지낼 때 입는 복장이라서 조금 특이하게 보였다. 아마도 최고의 존엄의 고향집에 대한 엄숙함 때문에 복장 규칙도 다른가 보다. 주변에는 김일성이 어린 시절부터 몸을 단련하며 애국심을 다졌던 씨름장, 맑은 샘, 학습장, 군함암, 활암, 수곡류 등 혁명 유물이 보존돼 있다. 옛집에서 약 100m 떨어진 곳에 1970년 4월 15일 개관한 만경대혁명사적관이 있다.

dsc01603.jpg <사진과 장롱>
dsc01604.jpg <입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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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01606.jpg <헛칸>
dsc01607.jpg <본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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