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끝낸 우리는 다시 단체 버스를 타고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으로 갔다. 평양에는 소년 학생들의 예체능을 위한 학생소년 궁전이 두 곳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지금 우리가 가는 만경대에 있고, 다른 하나는 평양 중구역의 종로동에 있는 평양학생소년궁전이다. 종로동에 있는 것이 1963년에 건립되어 더 오래된 것이다. 만경대 궁전은 1989년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을 기념해서 지었다고 한다. 이곳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주로 소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인데, 당시에 전국적으로 140여만 명이라고 했다. 실제 우리가 가서 보니까 규모도 엄청 크고 관광버스가 연신 도착하여 사람들을 내리고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오는 경우도 많고, 특이하게 중국 관광객이 많이 들어왔다.
<소년궁 건립시 김일성 친픨 모습>
<기성 예능인 같은 솜씨들>
이 소년궁에는 600여 개의 방이 있으며, 과학기술·체육·문예·예능 등 200여 개의 그룹 활동실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2,000석 규모의 공연장과 도서관, 수영장, 전시실, 수족관, 경기장 실습장 등이 있었다. 이곳에 근무하는 각 부야별 전문 교사가 500명에 달한다니 가히 종합 예체능학교 이상이다. 우리 일행이 도착하자 극장으로 안내를 했는데, 어린 학생들이 무대에 나와서 공연을 하는데 기성 예능인을 능가하는 수준의 솜씨를 자랑했다. 어릴 때부터 개인의 특기에 따라 집중적으로 훈련을 시켜서 예술가로 키우냐고 물었더니 그런 게 아니란다. 평양의 어린이는 누구나 이런 교육을 받는 단다. 그래서 북한 음식점에 근무하는 종업원들이 노래나 악기 몇 개 정도는 모두 능란하게 연주하는 실력이 되는가 보다.
<학생들의 공연 모습>
<공연 모습>
<체제 선전에는 최고의 예술>
밖으로 나오니 중국에서 온 관광객이 많이 몰려오고 있었다. 중년의 아주머니들은 검은색 비닐봉지에 무슨 물건을 담아서 모두 하나씩 들고 들어오고 있었다. 궁금한 걸 못 참는 금삿갓이 한 여인을 잡고 반토막 중국어로 뭘 들고 들어가냐고 물었다. 그들이 대답하길 빵과 음료수 같은 간식거리란다. 여기 공연하는 곳에선 그런 것을 먹을 수 없다고 하니 어린 학생들에게 줄 거란다. 왜 그렇게 하냐고 다시 물었다. 그랬더니 이외의 답이 돌아온다. 북한의 어린 학생들이 자기들의 먼 가족과도 같은 처지라고 했다. 갑자기 뒤통수가 멍한 느낌이 오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