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食吟(한식음) 한식날에 읊은 것이다. 한식은 양력 4월 5일 ~ 6일쯤이 되며, 민간에서는 조상의 산소를 찾아 제사를 지내고 사초(莎草)를 하는 등 묘지를 돌보는 시기이다. 압운(押韻)은 ◎ 표시된 登(등), 承(승), 稱(칭)이고, 증운목(蒸韻目)이다. 기구(起句)의 2번 자인 今(금) 자가 ○ 표시된 평성(平聲)이라서 칠언절구(七言絶句) 평기식(平起式)이다. 當(당)은 시간이 흘러 어떤 시기에 도달하는 것을 말하며, 當今(당금)은 바로 지금이 된 것을 말한다. 峰麓(봉록)은 산봉우리와 산기슭을 말한다. 한식날이 되어 선조의 묘소를 찾았더니 온 산에 봄 꽃이 피어 이산 저산으로 줄지어 띠를 이은 것처럼 보였다. 介公(개공)은 개자추(介子推) 공의 준말로, 시에는 글자 수가 제한이 있어서 고유명사가 길 경우 그것을 다 쓰지 못하기 때문에 한두 자 정도로 축약해서 사용한다. 원래 한식은 개자추(介子推)는 진(晉) 나라 문공(文公)의 충신이었는데, 임금이 멀리하자 산속으로 들어가 숨었다. 문공이 뒤늦게 깨닫고 산속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그를 산에서 나오게 하려고 불을 지르자 개자추는 타 죽었다. 그래서 예로부터 개자추의 충절을 기리기 이해 한식날에는 불을 사용하지 않고 찬 음식을 먹는 게 관례였다. 이 시기쯤 산에서 우는 두견새가 그의 이름을 기리 빛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두견새는 촉조(蜀鳥), 귀촉도(歸蜀道), 자규(子規), 원조(怨鳥), 두우(杜宇) 등으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