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이씨네 열넷째가 숨어 사는 곳의 정경이라. 대나무 떨기가 어지러운 대숲이 빽빽이 둘러있는 속에 세 가닥 오솔길이 열려 있고, 꽃이 날려 한편 동으로, 한 편 서로, 사방 이웃집에 어지러이 두루 가득하니, 꽃과 대숲의 경치가 즐겨 볼 만하구나. 본래 양웅(楊雄)의 집에는 현묘하고 담박함을 숭상하는 사람이 또 있다 하더니, 이로써 그 이씨네 열넷째의 뜻을 칭함이라.
* 李十四(이십사) : 이씨네의 14번째 사람.
* 幽居(유거) : 세상을 피하여 외딴곳에 삶. 또는 그 집(= 幽處, 隱居, 幽栖, 幽棲)
* 捷徑(첩경) : 지름길(어떤 일을 함에 쉽고 빠른 방법). 흔히 그렇게 되기가 쉬움을 이르는 말
* 以此(이차) : 이것으로.
* 四隣(사린) : 四輔(사보) 이웃. 이웃집 이웃한 사방의 나라들.
* 繽紛(빈분) : 많고 성한 모양. 혼잡하여 어지러운 모양. 꽃 따위가 어지럽게 떨어지는 모양. 춤추는 모양. 바람이 부는 모양.
* 遍滿(편만) : 골고루 참. 꽉 참.
*怡然(이연=怡怡이이) : 즐거워하는 모양. 기뻐서 좋아하는 모양.
* 왕발(王勃, 650~676) : 초당(初唐)을 대표하는 시인 4 걸. 왕양노락(왕발·양형·노조린·낙빈왕)중 일인. 자는 자안(⼦安). 강주(絳州) 용문(⿓⾨: 지금의 산서성⼭⻄省 하진河津) 사람이다. 대대로 내려오는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나서 6세에 이미 시문을 지은 조숙한 천재였다. 재주에 비해 벼슬길은 순탄치 못했고, 수년간 사천(四川) 지방을 방랑하다, 교지(交趾: 지금의 베트남 북부지방)의 령(令)으로 재직하던 아버지를 만나러 가다 스물여덟 한창나이에 바다에 빠져 죽었다고 전해진다. 시인의 문장 중 등왕각서(騰王閣序)가 명문으로 유명하고, 작품집으로 <왕자안집(王⼦安集)>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