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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贈李⼗四(증이십사)

금삿갓의 漢詩工夫(250526)

by 금삿갓

贈李⼗四(증이십사) / 이 씨네 열넷째에게 주다

- 王勃(왕발)


亂⽵開三徑

난죽개삼경

●●○○●

어지러운 대숲에 세 갈래 길 열려


⾶花滿四隣

비화만사린

○○●●◎

날리는 꽃이 사방에 가득하네.


從來楊⼦宅

종래양자댁

○○○●●

그전부터 楊(양) 씨의 집에는


別有尙⽞⼈

별유상현인

●●●○◎

따로 도인이 산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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此(차)는 李⼗四(이십사)가 幽居之景也(유거지경야)이라. 叢⽵亂篁(총죽란황)이 圍繞周密之中(위요주밀지중)에 三條之捷徑(삼조지첩경)이 開通(개통)하고 ⾶花(비화)가 ⼀⽚東(일편동)하고 ⼀⽚⻄(일편서)하야, 繽紛遍滿於四隣之家(빈분편만어사린지가)하니 花⽵之景(화죽지경)이 怡然可觀(이연가관)이라. 從來楊雄之宅(종래양웅지댁)에 別有尙⽞淡之⼈(별유상현담지인)이라하니 以此(이차)로 稱其李⼗四之意也(칭기이십사지경야)이라.

이는 이씨네 열넷째가 숨어 사는 곳의 정경이라. 대나무 떨기가 어지러운 대숲이 빽빽이 둘러있는 속에 세 가닥 오솔길이 열려 있고, 꽃이 날려 한편 동으로, 한 편 서로, 사방 이웃집에 어지러이 두루 가득하니, 꽃과 대숲의 경치가 즐겨 볼 만하구나. 본래 양웅(楊雄)의 집에는 현묘하고 담박함을 숭상하는 사람이 또 있다 하더니, 이로써 그 이씨네 열넷째의 뜻을 칭함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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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十四(이십사) : 이씨네의 14번째 사람.

* 幽居(유거) : 세상을 피하여 외딴곳에 삶. 또는 그 집(= 幽處, 隱居, 幽栖, 幽棲)

* 從來(종래) : 이제까지. 이전부터 최근까지 내려온 그대로

* 叢(총) : 모일 총. 叢竹(총죽)-群生(군생) 한 대. 대숲. 篁(황)-대숲 황 / 叢竹亂篁(총죽난황) : 대숲이 어지럽다.

* 圍繞(위요) : 뺑 둘러 쌈. 에워쌈.

* 周密(주밀) : 빈틈이 없고 찬찬함.

* 玄談(현담) : 老莊(노장)의 학설에 대한 玄妙(현묘)한 이야기.

* 捷徑(첩경) : 지름길(어떤 일을 함에 쉽고 빠른 방법). 흔히 그렇게 되기가 쉬움을 이르는 말

* 以此(이차) : 이것으로.

* 四隣(사린) : 四輔(사보) 이웃. 이웃집 이웃한 사방의 나라들.

* 繽紛(빈분) : 많고 성한 모양. 혼잡하여 어지러운 모양. 꽃 따위가 어지럽게 떨어지는 모양. 춤추는 모양. 바람이 부는 모양.

* 遍滿(편만) : 골고루 참. 꽉 참.

*怡然(이연=怡怡이이) : 즐거워하는 모양. 기뻐서 좋아하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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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발(王勃, 650~676) : 초당(初唐)을 대표하는 시인 4 걸. 왕양노락(왕발·양형·노조린·낙빈왕)중 일인. 자는 자안(⼦安). 강주(絳州) 용문(⿓⾨: 지금의 산서성⼭⻄省 하진河津) 사람이다. 대대로 내려오는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나서 6세에 이미 시문을 지은 조숙한 천재였다. 재주에 비해 벼슬길은 순탄치 못했고, 수년간 사천(四川) 지방을 방랑하다, 교지(交趾: 지금의 베트남 북부지방)의 령(令)으로 재직하던 아버지를 만나러 가다 스물여덟 한창나이에 바다에 빠져 죽었다고 전해진다. 시인의 문장 중 등왕각서(騰王閣序)가 명문으로 유명하고, 작품집으로 <왕자안집(王⼦安集)>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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