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2. 바르셀로나에서 마르세유로 이동(8/28)

고속도로를 맘껏 달리다.....

by 금삿갓

운전면허증 분실 신고 확인서를 근거로 드디어 벤츠를 빌렸다. 이제부터는 버스나 기차를 예약하지 않아도 가고 싶은 곳은 마음대로 다닐 수가 있으니 편하다. 하지만 반대로 주차난이 문제다. 특히 소형자 위주인 유럽의 구도심에서는 대형 승합차를 손수 운전해서 다니기가 여간 힘들고 신경 쓰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차 안이 넓고 의자도 많아서 잠시 주차해 두고 낮잠을 편하게 잘 수도 있겠거니 하고 좋아했는데, 불편한 점이 더 많았다. 우선 연비가 나빠서 기름값이 비싼 유럽에서 연료비 부담이 높고, 구도심의 좁은 골목길은 젬병이다. 문화유적은 대부분 구도심에 있어서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차량에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빌린 차가 이것밖에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빌렸으니 도리가 없다. 달려가 보는 수밖에.

바르셀로나에서 프랑스의 마르세유(Marselle)까지는 고속도로로 510Km이다. 서울에서 부산보다 더 멀다. 쉬지 않고 달려도 5시간 이상을 질주해야 당도하는 거리이다. 오늘은 하루 종일 이동하여 프랑스의 마르세유에서 밤을 보낼 생각이다. 바르셀로나에서 느긋하게 10시쯤에 체크아웃해서 고속도로를 탔다. 북동쪽으로 가는 것이다. 헤로나(Girona)를 지나 스페인 국경을 넘으면, 프랑스의 페르피냥(Perpignan)이다. 계속 지중해 해안선을 따라 북동쪽으로 달리면 나르본(Narbonne)을 지나고 몽펠리에(Montpellier)다. 아를(Arles)을 거쳐서 곧장 마르세유로 갈 수도 있지만, 유서 깊은 도시 아비뇽(Avignon)을 그냥 스칠 수 없어서 님(Nimes)을 경유하여 아비뇽으로 약간 돌아가자. 생각보다 교통사정이 좋이 않았다. 중간중간 도로 공사하는 곳이 많고 대형 트럭들의 거북이 걸음마로 상당한 계획한 시간보다 상당히 많이 소요되었다.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바라보이는 도로변의 풍광은 말고 쾌청이다. 코발트빛 하늘에 뭉게구름이 너울너울 떠 있고 먼지 한 점 없이 말은 공기로 시계가 저 멀리 지평선과 산들을 한눈에 가득 들어오게 한다. 아비뇽에 도착하자 벌써 저녁 6시가 되었다. 물론 유럽의 여름은 낮이 길어서 6시라고 해도 아직 대낮처럼 환하지만 숙소를 마르세유 외곽에 잡아 놓아서 어쨌든 그곳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 아비뇽은 학교 때 세계사 시간에 배운 대로 아비뇽 유수(幽囚)가 일어났던 곳이다. 프랑스의 필리프(Philippe) 4세는 왕권을 마구 휘둘러 로마교황청을 발아래 두게 된 것이다. 그 당시의 유적들이 잘 보존되어 있고, 마을 전체가 유적지이다. 20여 년 전에 칸느와 니스 등으로 출장 왔을 때 두어 번 다녀갔던 곳이라서 익숙했다. 하지만 커다란 차를 운전해서 수도심에 무작정 들어간 것이 큰 패착(敗着)이었다. 저녁이 되어 어두워지자 골목을 잘못 들어가서 막다른 골목이었다. 차를 돌릴 장소가 없어서 좁은 도로에서 아슬아슬하게 수십 번을 왔다 갔다 하면서 차를 겨우 돌려서 숙소로 갔다. 문제는 나중에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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