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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 2달러의 행운과 모나코 왕궁(8/29)

그레이스 켈리를 기리며.....

by 금삿갓

금삿갓은 모나코(Monaco)라고 하면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가 생각난다. 1950년대에 마릴린 몬로(Marilyn Monroe)와 쌍벽을 이루면 인기를 구가(謳歌)하던 배우가 일약 모나코 국왕의 왕비가 되면서 세기(世紀)의 결혼식을 거행했다. 1955년 5월 6일 켈리는 깐느 영화제에 초청받아 참석했다가 프랑스 잡지 파리 매치(Paris March)가 주선한 모임에서 모나코 국왕 레니에(Rainier) 3세를 만나 서로 사랑을 이루어 결혼한 것이다. 둘은 1시간 20분간 궁을 산책하며 데이트를 했고, 7개월간 편지로 사랑을 나누었다. 정말 그 시대의 사랑법이다. 그해 연말에 레니에 3세가 미국으로 가서 청혼을 하게 된 것이다. 당시 그는 12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주면서 청혼을 하였고, 그녀는 결혼을 승낙하면서 그 반지를 끼고 그녀의 마지막 영화 <상류사회>에 출연했다. 그리고는 영화계에서 은퇴했다. 그들은 이듬해 4월 18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1주일의 일정으로 세기의 결혼식을 거행한 것이다. 이 결혼의 이면에 가수 겸 배우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가 그녀에게 2달러짜리 지폐를 선물로 주었는데, 이 선물을 받은 다음에 청혼을 받게 되어서 2달러 지폐가 행운의 상징으로 일반인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또 다른 속설도 있다. 미국 발권 당국이 2달러 지폐를 처음 발행한 것은 1928년이었다. 서부 개척시대에 금광을 찾아 긴 여정을 떠났던 사람들은 황량한 서부에서 두려움과 외로움을 이기기 위해 '1'보다는 ‘2’ 자를 좋아했는데, 그들은 주머니 깊숙한 곳에 2달러짜리 지폐를 넣고 다니면 금맥(金脈)을 발견하게 된다는 속설을 스스로 만들었는 지도 모른다.

<모나코 왕궁>
<모나코 왕궁>

금삿갓이 2003년에 처음으로 모나코에 왔을 때 까지도 레니에 3세기 집권하고 있었다. 그는 고령이라서 활동은 전혀 못하고 켈리와 사이에 낳은 아들 알베르(Albert) 2세가 대신 활동을 하고 있었다. 당시 모나코의 해변에 있는 전시장 건물인 그리말디 콤플렉스에서 세계 스포츠 콘텐츠 시장이 매년 4월 말에 1주일간 개최된다. 그러면 전 세계의 방송사 스포츠 프로그램 제작자나 편성관계자, 스포츠 콘텐츠를 생산하는 생산 주체, 거래하는 중개인, 중개인, 매니저 등 다양한 인사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행사 개막식에는 모나코 국왕이 참석하여 스피치를 하였는데, 첫 해에는 레니에 3세가 참석했는데 그다음부터는 아들 알베르 2세가 참석했다. 마켓 참석하는 대형 스포츠 사들은 미국의 프로 스포츠가 가장 큰 손이었다. MLB(메이저 야구), NFL(미식축구), NBA(프로농구), NHL(프로 하키)가 주류이고, 그 당시에는 골프는 축에도 끼지 못했다. 올림픽과 월드컵은 개별 협상 대상이라서 이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재판매되는 콘텐츠만 나왔다. Nadcar(자동차경주)와 F1, WWE(프로 레슬링) 등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사들이 엄청 크고 호화스럽게 부스를 차려 놓고 세계의 방송사들을 향해 호객을 한다. MLB는 지중해에 대형 요트를 띄우고 저녁에 콘텐츠 담당자들을 초청하여 프로모션을 연다. 밤바다의 묘한 기분에 향기로운 와인과 음식, 대화를 즐기면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우리네와는 스케일이 다르다.

행사 기간 중에는 모나코의 호텔들은 풀 부킹이고 가격도 매우 비싸진다. 그래서 가난한 출장자들은 어쩔 수 없이 멀리 니스나 이웃 동네 망통이나 이탈리아의 산 레모까지 가서 숙소를 잡아야 했다. 모나코는 전 국토라고 해봐야 2㎢가 채 되지 않아서 바티칸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이다. 인구는 약 4만 명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이곳이 워낙 관광과 카지노, 금융 수입 등이 많아서 이 나라 국민들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 1인당 국민소득도 전 세계에서 최상위 그룹이다. 기후 환경과 경관이 워낙 빼어나서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오고 유럽의 부호들이 휴양지로 최고로 선호하는 지역이다. 나라 이름은 모나코이고, 도시는 모나코빌과 몬테카를로로 나누어진다. 유럽의 부호들이 별장으로 주택을 사서 두고, 소유하는 요트들을 이곳에다 모두 정박시키므로 정박료 수입도 상당하다. 카지노는 자국민의 출입이 금지다. 카지노 주변으로 최고의 명품 상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어서 관광객의 지갑을 노린다.

이 나라는 국방권을 프랑스에 위탁하고 정치만 독립해서 하는데, 레니에 3세가 후계자를 만들지 못하면 국가가 프랑스로 넘어갈 처지였는데, 그가 켈리와 결혼해서 아들 알베르 2세를 낳으므로서 그런 불행을 막았다. 그러니 켈리는 모나코 왕국의 구세주인 셈이다. 그녀의 명성 덕에 결혼 후에 모나코를 찾는 관광객이 폭증을 해서 국가의 주 수입원이 되었단다. 그런데 그녀는 화려한 은막(銀幕) 생활의 자유분방함을 잊을 수 없어서 결혼 생활이 늘 불행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그녀는 별장에서 왕궁으로 돌아오는 길에 딸이 운전하는 자동차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게 되었다. 모나코에 가보면 알겠지만 도로 사정이 부산은 천국이다. 지중해를 끼고 거의 절벽처럼 생긴 지형에 도시국가가 형성되었으니 도로는 좁고 꼬불거리고 동서 방향으로 지그재그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도로 사정이 이러하니 자동차 경주인 F1 그랑프리 대회가 모나코에서 열린다. 까딱 잘못하면 절벽 아래로 떨어지거나 절벽 위로 솟아 오른 건물의 유리창 속으로 돌진할 수 있다. 대회 기간 중에는 도로 옆으로 튼튼한 방충시설들을 덧대어서 조치를 하지만 우리 같은 일반인이 보기에는 아찔하다. 도로 사정이 이러하니 차를 운전하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정체가 워낙 심해서 터널 안에 한번 갇히면 대략 난감하다.

모나코 왕궁은 그야말로 요새이다. 바다에서는 깎아지른 절벽 위에 건설되어 있는데, 들어가는 입구는 산 쪽에서 하나밖에 없어서 천혜(天惠)의 성채(城寨)이다. 중세 시대 이탈리아 제노바 공국의 그리말디 가문에서 통치를 해오다가 독립하여 영구 중립국 형태로 프랑스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군대도 프랑스에 의존한다. 다만 왕궁을 수비하는 왕국 근위대만 있을 뿐이다. 카지노는 몬테카를로 중심가에 있으며 그 옆으로 파리 호텔과 에르미타쥐 호텔 등 유서 깊은 고풍스러운 유럽 호텔과 명품 상점이 들어서 있다. 산 쪽으로는 카지노 공원과 작은 아프리카 공원이라는 이름의 열대 우림 식물들로 조성한 공원이 인기이다. 유적지는 궁궐과 대성당, 모나코 해양 박물관이 볼 만하다. 금삿갓은 전에 이곳에 머물 때에 모나코 뒷산에 있는 몬테카를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해 보았는데 잔디도 좋고 전망이 그야말로 지상 최고였다. 깐느 옆에 있는 만델류 골프장도 정말 좋다.


<모나코 카지노>
<모나코 카지노>
<모나코 카지노>
<모나코 카지노>
<모나코 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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