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제비가 그 꽃술을 줍자니 떨기 가시에 찔리는 게 싫고, 그 진흙을 머금으려 하니 항상 식은 잿더미가 들어오는 것이 겁났다. 예전에 공야장이 감옥에 갇혀 있을 때에 참새가 원통함을 지저귀어 그 의심을 풀어주니, 오늘의 저 제비는 비록 감옥에 있으나 반드시 참새 같아야 할 것이다.
< 論語義疏(논어의소) >
‘공야장(公冶長)은 새의 소리를 알아듣는 기이한 재주를 갖고 있었다. 그가 위나라를 떠나 노나라로 돌아오는 길에 새들이 사람의 시체가 있다고 지저귀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한 노파가 어린 자식을 잃고 통곡하는 것을 보고, 그 자식의 시체가 있는 곳을 알려 주었다가. 급기야 살인범으로 몰려 옥에 갇히게 되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그가 정말 새소리를 알아듣는다는 것이 확인되어 옥에서 풀려 나올 수 있었다.’
< 論語(논어) 公冶長(공야장) >
‘子謂公冶長(자위공야장) 可妻也(가처야). 雖在縲絏之中非其罪也(수재유설지중비기죄야). 以其子妻之(이기자처지).’ 공자께서 공야장을 두고 평하시기를 "사위 삼을 만하다. 비록 포승으로 묶여 옥중에 있었으나 그의 죄가 아니었다." 하시고, 자기의 딸을 그에게 시집보내셨다.
* 이 시는 중국 자료에는 <同獄者叹獄中無燕(동옥자탄옥중무연)>이라는 제목으로 오언율시로 기록되어 있다. 심전기가 옥에 갖혀 있으면서 자기의 처지를 공야장의 처지와 빗대어 읊은 것으로 특히 심전기가 율시의 전형을 만들었기에, 이 시는 오언절구가 아니라 오언율시가 타당할 것이다.
何許乘春燕(하허승춘연) / 누가 봄 제비 날아오는 걸 허하나
多知辨夏台(다지변하대) / 아는 게 많아 감옥인 줄 분별하지.
三時欲倂盡(삼시욕병진) / 세 계절이 다 지나가는데
雙影未嘗來(쌍영미상래) / 한쌍의 그림자도 아직 오지 않네.
食蕊嫌叢棘(식예혐총극) / 꽃잎을 먹으려도 가시 떨기 겁나고
衔泥怯死灰(함니겁사회) / 진흙을 머금자니 식은 재일까 겁나네.
不如黄雀语(불여황작어) / 참새의 지저귐만 못한 것이구나
能雪冶长猜(능설야장시) / 참새는 능히 공야장의 의심을 씻어 주었거늘.
* 沈佺期(심전기 ; 656~715) : 당(唐) 나라의 시인. 자(자) 운경(雲卿), 하남성(河南省) 사람. 측천무후(則天武后)부터 중종 시대에 활약. 675년 진사 급제, 여러 관직을 역임하다가 뇌물로 투옥된 적이 있다. 송지문(宋之問)과 ‘심송(沈宋)’이라 하고, 초당사걸(初唐四傑)의 뒤를 계승하여 율시(律詩)라고 하는 신시형의 운율을 완성시킨 시인으로 공적이 크다. 칠언율시(七言律詩)에 뛰어났다. 《独不见(독불견)》은 “唐詩選(당시선)”에도 수록이 될 정도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