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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南行別弟(남행별제) / 남행으로 아우와 이별하며

금삿갓의 漢詩工夫(250816)

by 금삿갓

南行別弟(남행별제) / 남쪽으로 가며 아우와 이별하다

- 韋承慶(위승경)


澹澹長江水

담담장강수

●●○○●

고요하게 흐르는 장강의 물


悠悠遠客情

유유원객정

○○●●◎

유유히 먼 길 나그네 마음


落花相與恨

낙화상여한

●○○●●

지는 꽃도 서로 함께 한스러워서


到地一無聲

도지일무성

●●●○◎

땅에 이르도록 아무 소리도 없네.

江流之長(강류지장)이 如客去之遠(여객거지원)이라. 澹澹(담담)은 無味也(무미야)오. 悠悠(유유)는 無盡也(무진야)라. 以江水(이강수)로 興起客情(흥기객정)이라. 此時(차시)에 承慶(승경)이 坐易之黨(좌역지당)하야. 南流嶺表(남류영표)하야. 從長江中過故(종장강중과고)로 云然此恨字(운연차한자)는 從客情中來(종객정중래)하니, 花之飄落(화지표락)이 似人之飄流(사인지표류)하야. 花恨人亦恨故(화한인역한고)로 曰相與恨(왈상여한)이라. 花落地何曾有聲(화락지하승유성)이리오.

강의 흐름이 길어 마치 나그네가 멀리 가는 것 같다. ‘담담’은 맛이 없는 것이고, ‘유유’는 다함이 없는 것이다. 강물로써 객의 심정을 일으켰다. 이때에 위승경이 장역지(張易之)의 당에 연좌되어 남쪽 영(嶺) 너머로 귀양 가니, 장강을 따라 지나가야 하는 까닭에 이 恨(한)자로 말한 것은 나그네의 정을 쫓아 오는 것이니, 꽃이 바람에 떨어지는 것이 마치 사람이 표류하는 것 같아, 꽃의 한이 또한 사람의 한인 까닭에 ‘서로 함께 한스러워한다.’라고 말했다. 꽃이 땅에 떨어지며 어찌 소리를 냈겠는가?


人有恨(인유한)하야. 不可告訴故(불가고소고)로 與落花(여낙화)로 一般(일반)하야. 無有二也(무유이야)라. 澹澹之江水(담담지강수)는 如彼(여피)하고, 悠悠之客情(유유지객정)이 如此(여차)하야. 所以寓悶隘悲歎之心也(소이우민애비탄지심야)오. 又彼花之落(우피화지락)이 到地無聲(도지무성)이 與我無處告訴(여아무처고소)로 同其恨(동기한)하야. 兄弟分離之情境(형제분리지정경)이 果何如哉(과하여재)아?

사람에 한이 있으나, 알리고 하소연할 수 없는 까닭에 떨어지는 꽃으로 일반화하였으니, 두 일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담담한 강물은 저와 같고, 유유한 나그네 심정도 이와 같아, 곤궁하고 비탄한 마음을 번민에 붙이는 까닭이다. 또 저 꽃이 떨어져 땅에 이르도록 소리가 없는 것이 나와 함께 알리고 하소연할 수 없는 처지이므로, 그 서러움을 함께 하였으니 형제가 분리되는 정경이 과연 어찌 같지 않겠는가.

* 韋承慶(위승경 ; 639-705) : 자는 연휴(延休), 정주양무(鄭州陽武, 지금의 허난성 위안양) 사람. 작가는 당(唐) 중종 신룡 원년(705)에 영남으로 유배되어 고요현위(高要縣尉)로 강등되었고, 멀리 도성 장안의 남쪽에 있었기 때문에 강등되어 남행을 칭하게 되었다. 고요현위(高要縣은 지금의 광둥성 자오칭시(肇庆市)에 속한다. 그의 동생 위사립(韋嗣立)도 장역지의 사건으로 인해 라오저우(饒州) 즉 현재 장시성 보양현(江西省 波阳县)의 자사(剌史)로 좌천되었다. 위승경과 그의 아버지 위사겸과 이복동생 위사립은 한 집안의 부자 세 명으로 모두 재상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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