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3> 詠鴈(영안) / 기러기를 읊다

금삿갓의 漢詩工夫(250816)

by 금삿갓

詠鴈(영안) / 기러기를 읊다

- 韋承慶(위승경)


萬里人南去

만리인남거

●●○○●

만 리를 사람은 남으로 가고


三春雁北飛

삼춘안북비

○○●●◎

삼춘에 기러기 북으로 날아가네.


不知何歲月

부지하세월

●○○●●

알지 못하겠구나, 어느 세월에


得與爾同歸

득여이동귀

●●●○◎

너와 함께 돌아갈 수 있을지.

영안.JPG

承慶(승경)이 南流嶺外之時(남류영외지시)에 見鴈而咏曰行人(견안이영왈행인)은 南(남)으로 萬里他鄕(만리타향)을 去(거)하거늘 歸鴈(귀안)은 三春(삼춘)에 得意(득의)하야. 北(북)으로 飛(비)하니, 可以人而不如鴈乎(가이인이불여안호)아. 不知(부지)케라. 何歲何月(하세하월)에 與爾(여이)로 靑春作伴(청춘작반)하야. 同歸乎北耶(동귀호북야)아.

위승경이 남쪽으로 귀양살이로 영외에 있을 적에 기러기를 보고 읊기를, “행인은 남으로 만리타향에 가거늘 돌아가는 기러기는 봄에 뜻을 얻어 북으로 날아가니, 사람이 기러기만 못하단 말인가? 알 수 없어라, 어느 해 어느 달에 너와 푸른 봄에 짝을 해서 북으로 돌아갈꼬?”하였다.

此(차)는 悲切之辭也(비절지사야)라. 心逐南雲逝(심축남운서)오. 身隨北鴈來者(신수북안래자)는 此人家鄕(차인가향)이 在於北而向于南故(재어북이향우남고)로 如是寓懷者也(여시우회자야)오.

이는 슬픔이 간절한 말이다. 마음은 남쪽 구름이 가는 것을 쫓아가고, 몸은 북쪽 기러기를 따라온다는 것은 이 사람의 고향집이 북쪽에 있음에도 남쪽을 향한다는 까닭이니 이와 같이 회포를 붙인 것이다.

人情已厭南中苦(인정이염남중고)어늘 鴻鴈那從北地來者(홍안나종북지래자)는 此人(차인)의 故鄕(고향)이 在於北地而爲客苦於南中故(재어북지이위객고어남중고)로 如是則各指其所居方(여시즉각지기소거방)이라.

사람의 정이 이미 남쪽 가운데의 고통을 싫어한다 했는데, 기러기는 어찌 북쪽에서 따라왔는가라는 것은 이 사람의 고향이 북쪽 땅에 있고, 남쪽의 나그네가 되어 괴롭다는 까닭으로, 이와 같은 즉 각각 그 살던 방향을 가리킨 것이다.

낙엽.JPG

* 韋承慶(위승경 ; 639-705) : 자는 연휴(延休), 정주양무(鄭州陽武, 지금의 허난성 위안양) 사람. 작가는 당(唐) 중종 신룡 원년(705)에 영남으로 유배되어 고요현위(高要縣尉)로 강등되었고, 멀리 도성 장안의 남쪽에 있었기 때문에 강등되어 남행을 칭하게 되었다. 고요현위(高要縣은 지금의 광둥성 자오칭시(肇庆市)에 속한다. 그의 동생 위사립(韋嗣立)도 장역지의 사건으로 인해 라오저우(饒州) 즉 현재 장시성 보양현(江西省 波阳县)의 자사(剌史)로 좌천되었다. 위승경과 그의 아버지 위사겸과 이복동생 위사립은 한 집안의 부자 세 명으로 모두 재상을 지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32> 南行別弟(남행별제) / 남행으로 아우와 이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