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4> 送兄(송형) / 형을 보내며

금삿갓의 漢詩工夫(250816)

by 금삿갓

送兄(송형) / 형을 보내며

- 七歲女子(칠세여자)


別路雲初起

별로운초기

●●○○●

헤어지는 길엔 구름이 막 일고


離亭葉正飛

이정엽정비

○○●●◎

이별하는 정자엔 나뭇잎 바로 날리네.


所嗟人異鴈

소차인이안

●○○●●

탄식하는바, 사람은 기러기와 달라


不作一行歸

부작일행귀

●●●○◎

한 줄 지어 돌아가지 못하는가?

낙엽.JPG

此(차)는 七歲女子送兄之詩也(칠세여자송형지시야)라. 峽路(협로)에 初起之雲(초기지운)은 如別恨之藹鬱(여별한지애울)하고, 山亭(산정)에 亂飛之葉(난비지엽)은 如離情之凄凉(여이정지처량)이라. 嗟乎(차호)라. 彼鴈(피안)은 一行(일행)이 橫斜雲端而同歸(횡사운단이동귀)어늘 奈何(나하)로 我(아)는 兄弟分離(형제분리)하야. 如鴈之不如乎(여안지불여호)아. 七歲女子(칠세여자)로 屬文精妙(속문점묘)하고, 寫情切緊(사정절긴)하니 可謂罕有女子也(가위한유여자야)로다.

이 시는 일곱 살 난 여자가 언니를 보내는 시다. 산골길에 처음 일어나는 구름은 마치 이별의 한이 애울함 같고, 산골 정자에 어지럽게 날리는 잎은 마치 이별의 정이 처량함 같다. 아, 슬프다. 저 기러기는 일행이 구름 끝에 가로 비껴 같이 돌아가거늘 어찌하여 나는 형제가 나뉘어져 기러기 같지 않는가? 일곱 살 여자가 글을 지음이 정묘 하고, 감정을 간절하고 요긴하게 그려 내니 드물게 있는 여자라 할 만하다.

* 藹鬱(애울) : 매우 무성하다. 藹(열매 많이 열릴 애), 鬱(막힐 울)

송형.JPG

* 중국의 자료에는 승구(承句)의 압운(押韻)이 비(飛)가 아니라 희(稀)로, 결구(結句) 압운이 귀(歸)가 아닌 비(飛) 된 것이 많다. 작시한 사람이 일설(一說)에는 육금(陸錦)이라고도 한다. 당대(唐代) 무측천 시기 남해(현재 광둥 일대) 사람. 실명과 생몰 시기는 확인할 수 없다. 어린 시절에 시를 지을 수 있어 후세 사람들이 '여신동(女神童)' '기녀(奇女)'라고 불렀다. 현존하는 작품은 《송형(送兄》 시 한 편이며,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33> 詠鴈(영안) / 기러기를 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