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칠언절구(七言絶句)이고 기구(起句)의 2번 락(落) 자가 측성(仄聲)이라서 측기식(仄起式)이다. 이사부동(二四不同), 이륙대(二六對), 오칠부동(五七不同)이 잘 지켜졌고, 압운(押韻)은 ◎표시된 기구(起句)의 빗장 경(扃) 자는 청운목(靑韻目)이고, 승구(承句)의 정(程) 자와 결구(結句)의 행(行) 자는 경목(庚目)이지만 서로 통운(通韻) 하기도 한다. 기구(起句)의 1번 자인 리(籬), 결구(結句)의 1번 자 시(時) 자의 평측(平仄)을 혼용함으로써 변화를 주었다. 시어(詩語)를 살펴보면, 의의(依依)는 연약한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거리는 모양을 나타낸다. 엄경(掩扃)은 빗장을 가리다는 뜻이다. 사양(斜陽)은 해가 비스듬히 넘어가는 석양을 가리키고, 어떤 판본에는 석약(夕陽)으로 되어 있는 곳도 잇다. 그러나 평측(平仄)으로 볼 때 사양(斜陽)이 부합한다. 翛然은 소연 또는 유연으로 읽는다. 소연은 날개가 찢어지듯 갈기갈기 가늘게 찍어지거나 부서진 모양을 말하고, 유연은 아주 빠른 모양을 나타낸다. 보슬비가 가늘게 오므로 소연으로 읽는 것이 적합하다. 평측(平仄)도 소(翛)는 평성이고, 유(翛)는 측성이다. 평성이 어울린다. 질독(叱犢)은 송아지를 꾸짖는 것으로 한시에서 소를 몰고 가는 모양을 나타낸다. 다 큰 소는 길이 들어서 꾸짖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까? 선인들의 시에 길을 걸으면서 썼던 것이 상당히 많다. 즉사(卽事)나 즉흥(卽興)처럼 문득 생각이 나서 쓴 시인데, 도중(道中)이나 도중(途中)이라는 시제이다. 김시습(金時習)의 도중(途中)도 좋다.
★ 성간(成侃, 1427~1456) : 본관은 창녕(昌寧). 자는 화중(和仲), 호는 진일재(眞逸齋). 지중추부사 염조(念祖)의 아들이며 유방선(柳方善)의 문인이다. 1441년(세종 23) 15세 진사시에 합격하였고, 1453년(단종 1) 27세로 증광문과(增廣文科)에 급제한 후, 전농직장(典農直長)·수찬(修撰)을 거쳐 정언(正言)에 임명되었으나 부임하기 전에 병으로 죽었다. 그는 경사(經史)는 물론 제자백가서(諸子百家書)도 두루 섭렵하여 문장·기예(技藝)·음률(音律)·복서(卜筮) 등에 밝았다. 특히, 시부(詩賦)에 뛰어나, 「궁사(宮詞)」·「신설부(伸雪賦)」등을 남겼으며, 패관문학에 속하는 「용부전(慵夫傳)」은 문학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다. 저서로는『진일재집(眞逸齋集)』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