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漢詩) 모임인 근우시회(槿友詩會)의 전임 회장이셨던 창암(蒼巖) 정재칠(鄭在七) 선배님이 미수(米壽) 생신을 맞았다. 당신께서 그 감회를 칠언률시(七言律詩)로 읊으셨는데, 모든 회원들이 차운(次韻)하여 축하 시를 지어 헌수했다. 압운(押韻)은 연(年), 현(賢), 천(遷), 연(緣), 천(天)이다. 평생을 교직에 몸담으셔서 후학을 지도했고, 은퇴해서는 한시와 경서(經書)를 손에서 놓지 않으신다. 고향이 금삿갓과 같은 시골인데 산 너머 마을이다. 아들은 법조계에서 입신양명(立身揚名)하여 효를 다한다고 들었다. 아직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시작(詩作)과 사회 활동을 왕성하게 하시니 백수(白壽)는 너끈하실 거다. 어려운 시어로 행단(杏壇)은 공자(孔子)가 제작들을 가르치던 곳이다. 영식(令息)은 남의 집 자식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사호(四皓)는 상산사호(商山四皓)의 준말로 진(秦) 나라 말에 은둔했던 동원공·기리계·하황공·녹리선생을 이르는 말인데 모두 머리와 눈썹이 흰 노인이라서 그렇게 불렀다. 삼연(三緣)은 불교의 용어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부(父)와 모(母) 그리고 자신, 세 사람의 인연을 말한다. 반도(蟠桃)는 3천 년에 한 번씩 열린다는 선경(仙境)의 복숭아로 먹으면 불로장수 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