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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立冬卽事(입동즉사) / 입동에 읊다

금삿갓의 漢詩自吟(251110)

by 금삿갓

立冬卽事(입동즉사) / 입동에 읊다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客夏太炎苦

객하태염고

●●●○●

지난여름 너무 더워 괴로웠고


於焉恐縮寒

어언공축한

○○●●◎

어느새 추위 두려워 움츠리네.


人生凡事患

인생범사환

○○○●●

인생은 모든 일이 근심인데


孰與越冬歡

숙여월동환

●●●○◎

누구와 함께 기쁘게 겨울을 날까?

45.JPG

절기가 어느새 입동을 지났다. 가을을 잘 느끼지도 못했는데 찬바람이 옷섶을 헤집는다. 겨울이 찾아오면 서민들은 움츠리고 마음은 바쁘기만 하다. 길고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 때이다. 더워서 괴롭고 추워서 걱정이니, 늙어갈수록 근심이 많아지는 건 무엇 때문일까? 그래서 부처님은 고행을 통해 해탈을 얻었나 보다. 어차피 중생은 고해(苦海)의 물결에서 허우적거리다가 한 세월을 보내고 마는 것인데...... 객하(客夏)는 지난여름이다. 공축(恐縮)은 두려워서 움츠려드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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