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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雪意(설의) / 눈이 올 듯 말 듯

금삿갓의 漢詩自吟(251124)

by 금삿갓

雪意(설의) / 눈이 올 듯 말 듯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誰能言雪意

수능언설의

○○○●●

누가 눈 올지 말하는가?


借問對寒空

차문대한공

●●●○◎

찬 하늘에 대고 물으니


小鳥低飛返

소조저비반

●●○○●

작은 새들 낮게 날아 돌아오네.


何由日未終

하유일미종

○○●●◎

날이 덜 끝났는데, 무슨 이유로.

24 절기 중의 20번째인 소설(小雪)이 지났다. 이제 하늘에서 눈이 온들 무어라 하겠는가? 아직 가로수와 남산의 나무들은 가는 세월이 아쉬운 듯 마지막 남은 아름다운 옷가지를 다 벗지 못하고 있다. 옛사람들은 눈을 육화(六花)라고 하면서 꽃으로 은유했다. 물론 눈이 나뭇가지 등에 소복이 쌓이면 꽃송이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눈의 결정체를 세밀하게 관찰하여 육각형의 꽃잎 모양임을 알고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다른 말로 육출(六出)이라고도 했다. 술꾼의 매력을 알게 해 준 수주(樹州) 변영로(卞榮魯)의 <육화육릉(六花六稜)>이란 시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건강(健康)같이 씩씩함 느끼려거든 밟히지 않은 숫눈길 걸어보고…” 신새벽에 아무도 밟지 않은 숫눈길을 걸어 본 지도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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