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도 이제 달력 한 장이 남았다. 쇠털 같이 많은 날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나니 잠깐이다. 첫 구절인 기구(起句)의 隙駒(극구)라는 말은 <장자(莊子)>의 <지북유(知北遊)>와 <사기(史記)>의 <유후세가(留侯世家)>을 출전으로 한 말이다. 틈 극(隙) 자와 망아지 구(駒) 자를 결합하여, 문틈으로 망아지가 달려가는 것을 보면 휙 하고 지나간다는 뜻이다. 백구과극(白駒過隙)·극구광음(隙駒光陰) 등과 같은 의미이다. 치열하게 살았다면 세월의 빠름을 한탄하지 않을 텐데, 사람이 스스로 헛되이 보내고 나중에 후회와 한탄을 하는 것이다. 남은 염말 기간이라고 알차게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