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나 영국, 스페인 등을 여행하면 마을의 예쁜 집들을 많이 보게 된다. 아무런 생각 없이 보면 그냥 스쳐 지나가지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보면 집의 구조와 창문의 불균형을 보게 된다. 어떤 불균형인가? 바로 집의 크기나 모양에 비해 창문 숫자가 너무 적거나 창문의 면적이 너무 좁다. 일광욕과 태양, 전망을 좋아하는 백성들이 집안에서나 집 밖에서 바라볼 수 있는 창을 이렇게 만든 데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으리라.
바로 창문세(窓門稅) 때문이다. 서양 속담에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열심히 세금을 피할 절세나 탈세 방안을 강구하고, 죽음을 늦추기 위해 건강관리나 의약분야의 발전을 강구해 왔다. 창문세는 본래 1303년 프랑스에서 필립 4세에 의해 처음 고안되었지만 영국에서 더욱 강력하게 시행되었다.
주택에 관련된 세금으로 창문세 도입 이전에는 주택이 보유한 벽난로 개수에 따라 세금을 부여하는 난로세(煖爐稅)가 있었다. 난로세는 집안에 설치된 벽난로나 난로 하나당 2실링이었다. 난로세는 징수를 위해 집안에 들어가 난로 개수를 일일이 파악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영국 월리엄 3세가 채택한 제도가 바로 창문세였다.
당시에는 유리의 대량생산이 어려워 유리창이 부유함의 상징이었고, 외관상으로도 확인이 용이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세금을 줄이거나 피하기 위해 창문을 합판 등으로 가려 숨기거나, 아예 창문을 막아버리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꼭 이런 이유 만으로 창문을 줄였을까? 기후적인 영향도 있었으리라 본다. 이곳의 기후는 여름에는 거의 살인적인 뙤약볕이다. 햇볕에 노출되어 장시간 있으면 열상을 입을 수 있겠더라. 그런데 그늘에 있으면 시원함을 느낀다. 우리나라처럼 고온 다습이 아니라 고온 저습이라서 햇볕만 차단하면 피서가 되는 것이다. 햇볕을 차단하려면 창문을 가려야 하는데, 창문이 크면 가리개도 커야 하고, 복사열 차단도 비효율적이고, 비용도 많이 드니까 창문이 작은 것이 유리할 지도 모르겠다. 그냥 지나가는 조선 과객 금삿갓의 쓸데없는 추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