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비아꼬레 성모자상(7/16)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무사히 순례길을 마치기를 빌며

by 금삿갓

오리손 산장을 출발하여 약 3~4킬로미터 정도 등산을 하면 넓은 목장지역을 지나서 나지막하고 아름다운 언덕에 도달하게 된다. 해발 약 1,100m 정도인 여기에서 순례길 왼쪽을 보면 바위 위에 알록달록한 모양을 한 약간 기괴하면서도 소박한 동상이 있다. 이것을 바로 목동들의 수호신인 비아꼬레 성모자상(Vierge de Biakorri)이라 한다. 약간 우리나라의 옛날 시골 동네에 있었던 성황당 같은 느낌이랄까?

순례길에서 조금 아래에 위치해 있어서 지친 순례객은 그냥 지나치기도 한다. 그러나 신자들은 조금 수고를 하더라도 그곳에 가서 기도를 하는 순례객이 많다. 프랑스 부부에게 무슨 기도를 했느냐고 물으니까 웃으면서 "한국 부부가 피레네를 무사히 넘어 산티아고까지 건강하게 도착할 수 있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를 했단다. 진심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말 만으로도 고맙다. 수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이 성모자상 앞에서 묵주 기도를 바치며 앞으로 여정의 안전과 평안함을 간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길을 걸으면서 보고 느낀 것이지만 여기까지는 걷는데만 집중하지 말고 수시로 뒤를 돌아보면서 다양한 피레네의 경관을 즐기는 것이 좋겠다. 조선 과객 금삿갓은 신자(信者)가 아니지만 장거리 도보여행에 무사함을 비는 것이 마땅하리라 본다. 이 부근은 넓은 개활지이기 때문에 과거에 적들이 기습을 하기 어렵고, 다른 루트보다 빨리 이바녜따에 도착할 수 있다는 전략적 이점이 있어서, 1807년 나폴레옹의 부대가 이베리아 반도를 침공할 당시 이 루트를 이용했다고 하여 이 루트를 나폴레옹 루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계속해서 올라가면 티볼트(Thibault) 십자가와 묘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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