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수비리에서 출발(7/18)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샛별을 보고 걷다

by 금삿갓

오늘은 수비리에서 라라소냐를 거쳐 팜플로나까지 총 21km를 걸을 예정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모든 준비를 마치고 6:20에 숙소에서 나오니 거리는 아직 어두컴컴하다. 날씨는 제법 쌀쌀하여 짧은 팔 상의를 입었다면 추위를 느낄 정도다. 이런 정도가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걷기에는 최고인 것이다. 어제 묵은 펜션은 가정집으로 주인아주머니가 마음이 후(厚)하다. 방의 규모나 청결, 냉장고, 세탁기, 주방 등을 무료 이용하게 배려해 주었다.

집에서 나오니 가로등에 불이 비치고 있는데, 어제 건너온 라 라비아 다리를 건넜다. 거리 표지판이 있기에 휴대폰을 들이댔다. 글씨가 작아서 후레시를 터뜨리지 않았더니 사진에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른 새벽이라서 지나가는 길옆의 목장에서 양 떼들도 아직 아침잠이 덜 깬 듯이 움직임이 없이 조용히 있다. 조용하다는 뜻은 여기 목장의 동물들은 목에 방울을 달고 있어서, 마치 우리나라 절의 지붕에 풍경을 매달아 놓은 것과 같다. 바람이 불면 풍경소리가 청아하게 울리듯이 동물들이 움직이면 풍경소리 비슷한 방울소리가 나는데 오늘 아침에 지나갈 때 그 소리가 조용한 것이다.

거대한 시멘트 공장 옆을 지나간다. 새벽 일찍부터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24시간 운영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분쇄된 석회석 무더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프랑스나 유럽 쪽의 토양이 석회석이 많아서 식수가 좀 거시기하다는 말은 옛날부터 들었는데, 이곳 스페인은 수돗물을 그냥 마신다. 순례길 중간중간에 음수대가 있는데 그걸 그냥 마시고 물병에 받아간다.

길도 석회석 가루처럼 회색의 흙과 잔돌들이 깔려있다.

석회석을 파낸 곳이 거대한 저수지를 이루고 있다. 보기보다 물빛이 깨끗해 보인다.

다시 숲길이 나온다. 발가락에 점차 이상이 온다는 신호가 세게 느껴진다. 발의 역할이 무지 중요함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다.

<산티아고 순례길 :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 금삿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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