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시즌에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과일 중에 복숭아가 저렴하고 당도도 높아서 아주 인기 있는 과일이다. 그중에서 납작 복숭아는 최고의 가성비(價性比)를 자랑한다. 이는 일반 복숭아보다 크기가 작고 납작한 모양의 변종 복숭아로 원산지는 중국이다. 중국에서는 반도(판타오 : 蟠桃) 또는 천중도(티엔쭝타오: 天中桃), 일본에서는 반토우(バントウ)라 한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어 반도, 납작 복숭아, 토성복숭아, 유에프오복숭아, 도넛복숭아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또한 영어권에서는 새턴 피치(Saturn Peach), 도넛 피치(Donut peach, Doughnut peach), 소서 피치(Saucer peach), 플랫 피치(Flat peach), 유에프오 피치(UFO peach), 차이니스 플랫 피치(Chinese flat peach), 판타오 피치(Pantao peach) 등으로 불린다. 프랑스에서는 빼슈 플라트(Pêche plate), 독일에서는 플라트피르지히(Plattpfirsich), 스페인에서는 파라과요(Paraguayo)라 부른다.맨날 서양 식사에 질린 조선 과객 금삿갓은 가끔 이 복숭아로 끼니를 때울 때가 있다.
이 복숭아의 전설은 중국의 도교 신화에 등장하는 과일이다. 전설상 모든 신선을 감독하는 여신인 서왕모(西王母)의 정원에서는 3,000년에 1번씩 이 복숭아가 열리는데, 이것을 먹으면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얻는다 고 했다. 서왕모는 이 복숭아가 날 때마다 8선(八仙)을 초대하여 성대한 연회를 열어서 같이 먹었단다. 이 복숭아는 중국의 4대 기서(奇書)인 명나라의 소설인 《서유기( 西遊記)》에 등장하기도 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 손오공(孫悟空)이 옥황상제 몰래 이 복숭아를 따먹고 신통력을 얻었다고 한다. 조선 과객 금삿갓도 이걸 많이 먹었으니 신통력을 발휘해서 순례길을 단숨에 내달렸으면 좋겠다.
기존 관념을 뒤엎고 새로운 지평을 만드는 행위가 콜럼버스의 달걀일 것이다. 동글동글한 복숭아로 탑을 쌓기가 어렵겠으나, 이 납작 복숭아는 정말 높게 탑을 쌓을 수 있다. 한국의 단감처럼 포장하기가 쉽다. 귀족들의 시새움에 달걀을 세로로 세워보라고 농담을 던지면서, 용기와 결단 그리고 새로운 관점으로 지평을 열었던 콜럼버스가 존경스럽다. 그는 정말 시대를 앞서간 진정하고 위대한 과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