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을 걷다 보면 구슬픈 목소리로 마구 울어대는 새가 있다. 숲에서 울 때도 있지만 순례길이 워낙 숲이 없고 벌판만 있기 때문에 들리지 않다가 마을로 들어서면 이 새들이 많이 운다. 마을의 나무 가지나 지붕에서 한 두 마리가 이쪽저쪽에 앉아서 서로 교대로 울기도 한다. 소리가 낮고 구슬프게 들려서 현지인들에게 무슨 새인지 물어보니 부오(Buho 또는 Buo) 새라고 한다. 마치 우리나라의 소쩍새처럼 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그렇게 울던 소쩍새 말이다. 우리나라의 소쩍새도 올빼미과의 조류인데, 이곳의 부오새도 올빼미과의 일종이다. 사람이 지나가면 울음을 뚝 그치고 휘리릭 날아서 다른 집의 지붕이나 굴뚝으로 날아가 버린다. 올빼미보다는 약간 더 회색에 가깝고 부리나 눈매도 그리 날카롭지 않다. 새벽에 일어나서 순례길을 시작하려는 시간이 5시 정도인데 이때도 이 녀석들이 구슬피 울곤 한다. 한낮에는 마을에서 제법 많이 볼 수가 있다.
우리나라의 소쩍새에게는 슬픈 전설이 있어서 그렇게 운다고 하지만 스페인의 부오새는 무슨 연유로 그렇게 구슬프게 우는지 모르겠다. 현지 주민도 그것과 관련된 전설이나 이야기는 전해 들은 바가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문학적으로 표현할 때 소쩍새와 두견새를 혼용하여 쓴 경우가 많다. 한자로 표현을 하다 보니 소쩍새라고 한자로 표현을 못하니 그냥 두견(杜鵑)이나 귀촉도(歸蜀道), 불여귀(不如歸), 자규(子規) 등으로 표현했다. 소쩍새는 그 새의 울음소리를 듣는 사람의 감성에 맞게 표현한 말로 의성화 하여 부른 것으로 보인다. 소쩍새의 전설도 이런 의미와 비슷하다. 옛날 어느 마을에 못된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미워하여 며느리가 밥을 먹는 것도 잠을 자는 것도 못마땅해했다고 한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밥을 먹지 못하게 하기 위해 식량을 조금 주고 작은 솥으로 밥을 하게 했다. 식량도 작고 솥도 작으니 가족들을 먼저 챙기다 보면 며느리는 밥이 없어 매번 굶게 되었다. 이런 나날이 계속되면서 며느리는 점점 야위어 갔고 결국 어느 날 피를 토하며 죽게 되고 말았다. 죽은 며느리는 한 마리의 새로 변하였는데 그 새는 밤이면 집 근처의 나무에 날아와서 솥이 적으니 큰 솥으로 밥을 해달라 라는 뜻으로 "솥 적다, 솥 적다"라고 구슬피 울었다고 한다. 그 새가 바로 소쩍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