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나 마을에서 나바라의 페르민 축제의 일환으로 투우(corrida de toros) 경기와 소몰이 경기를 보게 되었다.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축제가 열리는 시청 앞 광장의 투우 경기장으로 갔다. 투우는 원래 지중해 연안 지방에서 고대부터 주술 의식의 일종으로 널리 이뤄졌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지방에서는 쇠퇴한데 반해 이베리아 반도에 거주하던 켈트족의 투우는 중세를 거치며 전승되어 17세기 말경까지는 스페인 궁정(宮廷)의 오락거리로 귀족들 사이에서 성행했다. 그 후 18세기 초 보르본 왕조(王朝) 시대에 이르러 현재와 같은 일반 군중들 앞에서 경기를 하는 것으로 발전했다. 일반적으로 투우사는 주역을 마타도르(matador)라 하고, 그 밖에 작살을 꽂는 반데리예로(banderillero)가 두 사람, 말을 타고 창으로 소를 찌르는 피카도르(picador)가 두 사람, 페네오(peneo)라는 조수 여러 명이 한 조를 이룬다, 이들을 하나로 묶어서 칭할 땐 토레아도르(toreador)라고 한다. 투우에 쓰이는 소는 되도록 용맹한 들소 중에서 골라, 투우장에 내보내기 전 24시간을 완전히 빛이 차단된 암흑의 방에 가두어 둔다. 소는 어두운 데 갇혀 있다가 갑자기 밝은 햇살 속에 나온 탓도 있고, 움직이는 붉은 천의 조롱을 받으면서 더욱 흥분하여 날뛰게 된다. 이곳에서도 경기장 저 끝 편의 우리에 소들이 여러 마리 갇혀 있는데, 밀폐를 시켜 놓고 사육사들이 지붕에 올라가서 계속 소들을 자극하고 있었다. 전통적인 경기의 방식은 소의 등장과 함께 마타도르가 소를 흥분시키게 되면 말을 탄 피카도르가 창으로 소를 찌른다. 다음 반데리예로가 등장하여 소의 돌진을 피하면서 6개의 작살을 차례로 소의 목과 등에 꽂는다. 소는 상처를 입으면서 점차 쇠약해지지만 더욱 흥분한다. 이후 약 20분, 흥분이 최고도에 이를 무렵 마타도르는 정면에서 돌진해 오는 소를 목에서 심장을 향해 검을 찔러 죽임으로써 투우는 끝난다. 이런 축제에서는 직접 소를 죽이지 않는다. 칼도 꽂지 않는다. 동물보호단체에서 소를 학대한다고 투우 경기의 폐지를 줄기차게 주장한다. 실제로 카탈루냐주 바르셀로나에서는 투우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이것이 중앙정부의 헌법에 위배된다고 하여 그 법이 폐기되기도 했다. 안달루시아 지방은 투우가 아직도 성행한다.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위의 동영상은 투우를 시작하기 전에 투우장의 땅을 고르는 과정이다. 동물의 우리를 만드는 굵은 철망 같은 것을 차량의 뒤에 달고 위에 사람이 눌러서 운동장을 빙글빙글 돌면서 땅을 평탄화한다. 마치 골프장의 모래 벙커를 전용기계로 고르는 것과 비슷하다.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드디어 마타도르가 소개되고, 소개받은 마타도르가 인사말을 하면서 같은 팀의 멤버들을 차례로 소개를 하면서 인사를 한다. 전통방식의 투우가 아니라서 관중들의 열광이나 흥분도도 많이 떨어진다. 동물들은 피를 봐야 흥분하는 모양이다. 때로는 소들의 흥분도가 떨어져서 우리에서 몰려나온 순간 멍한 자세로 뻘쭘하게 서있는 경우도 보인다. 투우사들이 다가가서 소들을 자극해서 겨우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열광적인 투우 경기를 기대하고 축제에 참석하면 실망하기 딱 좋다. 그냥 마을 주민들의 일회성 축제로 보면 될 것이다.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골목의 소몰이 즉 엔시에로(Encierro)는 좁은 골목으로 ㅍ흥분한 소들을 몰아넣고, 이들을 자극하면 소들 앞에 모여 있던 군중들에게로 소데가 마구 달려들듯이 돌진한다. 참가자들을 소들에게 밟히거나 뿔에 부딪히지 않도록 줄행낭을 놓아야 한다. 좁은 골목이다 보니 간혹 넘어지거나 하여 소들에게 다치는 경우고 있다. 골목길 주변에 있는 집들의 베란다에서 내려다보는 관중들이 환호를 지르면 소들이 더욱 흥분하여 날뛰게 된다. 소들이 너무 빨라 도저히 피할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해서 길옆의 레스토랑이나 가게의 출입구로 도망을 가야 한다. 모든 가게의 출입문은 열어놓고 어깨 높이만 한 방패를 출입문 앞에 설치하고 있다. 참가자가 도저히 소떼를 따돌리지 못할 경우 재빨리 가게 문 앞의 이 방패를 잡고 뛰어넘어 가게 안으로 대파를 하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