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기구(起句)의 2번 자 성(聲)이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절구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된 운(雲), 군(群), 문(聞)으로 문운목(文韻目)이다.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은 충족하고, 전구(轉句)의 1번 자인 유(遺) 자를 평측(平仄) 변화시켰다. 시어(詩語) 중에서 어려운 낱말은 별로 없다. 선(蟬)은 매미이고, 령(蛉)은 잠자리이다. 태(蛻)는 곤충의 허물을 말하고, 도(韜)는 감추는 것을 말한다. 한여름의 끝 무렵에는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한층 더 기세를 부리고, 이 맘 때쯤이면 고추잠자리를 비롯한 각종 잠자리들이 짝짓기를 하는 시기이다.
동네 어귀의 커다란 느티나무 밑에 돗자리를 펴고 누워서 시원한 바람과 매미소리를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 신선이 따로 없다. 요즘은 그런 호사를 누릴 여유도 마땅하지 않다. 산티아고 길을 걷는데 메세타 구간이 있다. 보통 부르고스에서 레온까지를 그렇게 부른다. 넓은 평원지대로 나무도 별로 없고, 길옆으로는 끝없이 펼쳐져 있는 밀밭이나 옥수수밭, 해바라기 농장 등이다. 건조하고 더운 길을 며칠씩 걸어야 하는데 이곳을 고역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는 특별히 어려움을 못 느끼고 통과하였다. 걷다 보면 가끔씩 나무들도 보이고 그렇게 세게 울지는 않지만 매미들도 있었다. 특히 산 니꼬로스에서 사하군까지의 길에는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줄지어 있어서 걷기에 좋았다. 나무 가지에는 군데 군데 매미들의 허물이 말라 붙어 있고, 매미들의 시원한 소리도 들여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