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9월을 바라보는 시기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을 보고 감흥을 적은 것이다. 뜨거운 태양아래 곡식들이 익어가고, 농부들이 풍년을 기약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이 선하다. 이 시는 기구(起句)의 2번 자인 염(炎)이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절구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된 화(禾), 파(坡), 가(歌)으로 가운목(歌韻目)이다.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은 충족하고, 기구(起句)의 1번자인 노(老) 자와 전구(轉句)의 1번 자인 주(珠) 자를 평측(平仄) 변화시켰다. 시어(詩語) 중에서 어려운 낱말은 다음과 같다. 전화(田禾)는 오곡을 다른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주한(珠汗)은 구슬땀을 나타낸다.
이 세상의 이치가 변함이 없다. 무엇이든 극도로 승(昇)하며, 이어서 쇠(衰)하기 마련이다. 권력도 독재를 부리면 곧바로 부패로 이어져서 폐망하게 되어 있다. 여름의 더위도 초복, 중복을 거쳐 말복에 이르면 한풀 꺾여 가을이 오는 문턱으로 넘어가게 되어 있다. 세상의 순환 원리가 바로 그런 것이다. 선인들은 노염의 틈바구니에서 약간의 서늘한 기미를 알아차리고 가을이 가까왔음을 느꼈다. 절기 중에 입추가 말복(末伏) 보다 빨리 오는 이유이다.